법정 선 박형철 "유재수 감찰 중단, 조국 지시" 증언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오늘(23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시였다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박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서 열린 자신과 조 전 장관·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습니다.

그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경위와 관련해 "결정권은 민정수석(당시 조 전 장관)에게 있었고, 저는 민정수석에게 감찰 결과와 조치에 대한 의사를 충분히 말씀드린 상황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던 2017년 말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특감반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의 혐의가 상당 부분 입증돼 수사 의뢰나 감사원 이첩, 금융위 이첩 등 후속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하려는 이른바 '구명 운동'이 강하게 일어났고, 감찰 중단을 지시받은 이인걸 전 특감반장과 반원들이 크게 낙담했다고도 전했습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할 때마다 카메라 앞에서 준비한 말을 해왔던 것과 달리 이날은 출석하면서 "두 동료 비서관의 신문이 있는 날에 내가 몇 마디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