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마포·서초 공급 넘치는데…전셋값은 뜀박질
입력 2020-10-22 17:27  | 수정 2020-10-22 19:24
보통 입주 물량이 많으면 전세 공급이 늘어 전세금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입주 물량이 많아도 전세금이 뛰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임대차3법 시행으로 집주인들이 '4년치' 전세금을 미리 앞당겨 받아 시장 왜곡이 벌어졌거나 전세난이 확산되면서 다른 자치구에서 수요가 유입됐을 수도 있다. 내년 이후에는 입주 물량마저 올해 대비 반 토막 날 전망이라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세가 우려된다.
2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지인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전세금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상위 5곳 자치구(마포·송파·서초·강동·강남구) 중에서 마포·서초·강동구 3곳이 수요 대비 아파트 공급이 1.4배가 넘는 '과잉' 상태로 드러났다. 전세 수요는 국토교통부 추정치에 기반했다.
부동산지인은 국토부의 장기주택종합계획 계산 방식(권역별 신규 주택 수요·가구 소득 및 멸실 요인 등을 합산)과 통계청의 인구동향 자료를 참고해 1년 단위로 신축 아파트 수요량을 조사한다. 이를 건설사의 실제 입주 아파트 물량에 대입해 서울 자치구별로 입주 물량이 수요 대비 어느 수준인지 추산했다. 수요 대비 아파트 입주량이 1.4배를 초과하면 공급 '과잉'이고, 1.2~1.4배면 '초과', 0.8~1.2배면 '적정', 0.8배 이하면 '부족'으로 분류한다.
가령 총인구 45만명의 강동구는 매년 적정 신축 아파트 수요가 약 2200가구인데 지난해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 고덕 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등이 입주해 총 1만255가구가 공급됐다. 수요 대비 공급이 무려 5.6배에 달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 강동구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4.3%로 전체 자치구 중 최하위였다. 반면 지난해 서울 자치구 중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이 높았던 양천구, 송파구, 강서구 등은 수요 대비 입주량이 0.4~0.7배로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달랐다. 입주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금 상승률이 높았다.
올해 전세금 상승률 상위 1~5개 자치구 중에서 1·3·4위인 마포·서초·강동구는 수요 대비 입주량이 과잉(1.4배 이상)으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전세금 상승률이 서울 내 최고 수준이었다. 가령 서울 마포구는 신촌 그랑자이(1248가구) 등 총 2885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라 적정 입주 수요량(1890가구)보다 입주 물량이 '과잉'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역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5㎡ 전세금은 올해 1월 6억원대 후반에서 현재 8억원대 중반까지 약 1억5000만원 상승했다. 부동산지인을 운영하는 지인플러스 정민하 대표는 "임대차3법 등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잠기며 수요 대비 입주량이 많은 곳도 전세금이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량이 내년에 2만6000여 가구, 후년에는 1만8000여 가구에 불과할 전망이라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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