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라면 화재' 동생이 유독가스 다량 흡입에 따른 호흡기 문제로 21일 숨진 가운데 형 구조 6분 뒤 구조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동생은 형보다 화상 피해가 덜 했지만 6분이나 유독가스를 더 마셔 구조 당국의 초동 구조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범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형 A군(10)은 지난달 14일 오전 11시 26분 24초에 인천시 미추홀구 4층짜리 빌라 2층 집에서 구조됐다.
당시 A군은 안방 침대 위에 있었다. 하지만 동생 B군(8)은 책상 아래에 이불로 싸여 몸을 숨기고 있다 오전 11시 32분 20초에 구조됐다. 형보다 5분 56초 늦게 구조됐다.
서 의원은 "동생의 주된 사인이 유독가스 다량흡입으로 인한 호흡기 문제 이기 때문에 조금 더 일찍 발견해 구조했더라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소방청은 "당시 동생이 피해 있던 책상과 침대 이격이 10cm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이불로 싸여 있어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이 공개한 119 무전 녹취록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오전 11시 16분 1차 신고를 한 동생이 정확한 위치를 몰라 수색 장소를 특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2분 뒤인 오전 11시 18분 2차 신고자는 화재장소의 주소를 특정해 119에 신고 했고 "여기"라고 표현하면서 "지금 애들만 있다"는 표현을 2번했다.
서 의원은 "2차 신고자가 다급해하면서도 '빠루'나 '망치'를 찾는 것으로 보아 형제를 돕기 위해 불이 난 2층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서 의원은 "(2차 신고자는) 피해를 입은 형제의 이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119 상황실이나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2차 신고자를 찾아 정확히 몇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지 확인했어야 했다"면서 "2차 신고자를 찾지 않았더라도 '지금 애들만 있다'는 표현을 2번이나 했다면 피해자가 최소 2명이라고 가정하고 구조자겁을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형제들이 제대로 치료받아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온 국민이 염원했음에도 이렇게 되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소방청에서 매뉴얼을 좀더 보강하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군은 서울 모 화상 전문병원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다, 20일 오후부터 호흡 곤란과 구토 증세 등을 호소하는 등 상태가 갑자기 악화됐다. 전날엔 기도 폐쇄 증상이 나타나 심폐소생술(CPR) 조치를 2시간 넘게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화재 발생 사고 37일 만이다. 화재 사고로 전신에 1도 화상을 입은 B군은 지난달 추석 연휴 기간 형과 함께 의식을 완전히 되찾아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진 바 있다.
형인 A군은 온몸의 40%에 심한 3도 화상을 입어 2차례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휴대전화로 원격수업을 가끔 들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여파로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엄마가 외출하고 없는 집에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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