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글 검색하면 돈되는 게 먼저 나오고 실제 결과는 9번째가서야…
입력 2020-10-21 11:47  | 수정 2020-10-22 12:36

"이건 마치 '월리를 찾아라'에서 정보를 찾아내야 하는 격이다. (워싱턴포스트)"
미국 법무부가 지난 20일(현지시간) 결국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을 상대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가 구글의 독보적인 위치를 한눈에 보여주는 칼럼기사를 내보내 눈길이 쏠리고 있다.
WP가 시도한 방법은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에서 '티셔츠'라는 검색어를 입력한 뒤 나오는 결과 페이지를 2000년, 2013년, 2020년도 순서로 각각 비교한 것이다. 인터넷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출발한 구글이 지난 세월 동안 어떻게 수익창출에 편향하는 모습을 보였는지 한눈에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실제로 2000년 검색창에 '티셔츠'라는 단어를 입력한 경우 첫 화면에 바로 관련 결과가 게시됐다. 2020년 검색창은 전혀 다르다. WP는 "첫 번째, 두 번째 게시물이 아닌 아홉 번째 게시물에서야 원하던 결과를 찾을 수 있었다"며 "예전에 구글은 이렇게 많은 스크롤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구글에서는 검색어를 입력할 경우 그와 관련된 다수 광고는 물론 지도, 사진, 유튜브 동영상, 궁금증까지 자동으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티셔츠'를 치면 티셔츠를 파는 의류매장이 지도에 표시되고, 티셔츠 관련 광고사이트, 사진과 더불어 '어느 브랜드 티셔츠가 제일 좋나요?'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변 게시물을 첫 화면에 자동으로 띄워주는 식이다. 정작 이용자는 검색창의 맨 하단까지 내려가야 티셔츠 구매 사이트들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WP는 이런 변천사를 두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 구글 검색엔진은 점점 나빠졌다"며 "더 나은 검색결과를 찾아주기보다 그를 통한 수익창출에 더 관심을 가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구글이 당신을 위한 바람직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했는지는 확답하기 어렵다"며 "인터넷 검색은 손쉬우면서 공짜로 제공되는데다 그것을 대체할만한 사이트도 마땅히 없기 때문에 구글의 독점이 이용자에게 위험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소송을 제기한 미 법무부에 따르면 구글은 전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의 88%를 점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전세계 온라인 광고시장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OS)은 80%가 넘는 전세계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구글이 광고를 통해 기록한 매출은 무려 13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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