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주가가 상장 이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으나 개인 순매수 규모는 현재까지 4150억원에 달해 손실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증권사에서는 빅히트에 대해 '매수'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잇따라 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이날 장중 19만3500원까지 상승하며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또다시 낙폭을 확대하며 18만원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결국 이날 전일 대비 6500원(3.44%) 내린 18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상장한 빅히트는 상장 첫날 장중 35만1000원까지 올라 반짝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에 성공했으나 곧바로 하락 전환해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는 상장일부터 지금까지 빅히트를 161만3600주 매수했다. 순매수액 규모는 4149억5800만원에 이른다. 평균 매수가는 25만2421원으로 현재가(18만1500원) 대비 약 28% 손실이다. 이날 최저가(17만6000원)를 기준으로 하면 30% 넘게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빅히트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하반기 실적 등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의 실적이 너무 과소 추정돼 주가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매출액이 컨센서스 수준인 4000억원이면 현 주가 수준이 적정하나 5000억원 내외면 하반기에만 1000억원, 2021년은 약 2000억원 과소 추정됐다는 설명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빅히트 예상 매출액은 8660억원, 1조5500억원"이라며 "이는 하반기 기준으로는 시장추정치 대비 44%, 내년은 52% 과대 추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유 불문하고 추정치를 하향하고자 노력했지만 오차 범위를 감안해도 하반기 매출액 기준 1000억원 이상, 내년 기준으로는 2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며 "컨센서스 내 앨범 판매량에 대한 실적 추정이 상당히 보수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BTS의 11월 컴백 앨범인 'BE(Deluxe Edition)'과 'Skool Luv Affair'의 ASP(평균판매단가)는 3만9400원으로 기존 앨범 대비 2배 이상 높다. 전작인 'MAP OF THE SOUL 7'은 430만장으로 ASP가 2배이기에 양 앨범 합산 판매량이 20% 하향될 것이라 가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매출액이 (당사 예상대로) 5000억원에 근접하다면 내년 시장 추정치 매출액(1조200억원)은 반드시 상향될 것"이라며 "빅히트의 실적이 너무 과소 추정돼 비싸보이기 때문에 주가가 부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도 빅히트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26만4000원을 유지했다. 거래량과 수급주체 순매도수량을 감안하면 출회물량 부담이 상당히 해소됐다는 것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터주 시장환경 정상화를 가정한 내년과 2022년 평균 주당순이익(EPS) 기준 빅히트 P/E(주가수익비율)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38배에 해당한다"며 "이는 네이버, 카카오들의 동기간 멀티플 45~50배 대비 낮고,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35~40배)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빅히트의 자체 플랫폼 위버스 관련 매출비중이 이미 40%인 점을 감안하면 P/E 35~50배 사이를 적정 트레이딩 구간으로 제시한다"며 "기존 엔터3사 평균 P/E와의 갭(일등주 프리미엄)도 20% 내외로 축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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