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16일(11: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추석 연휴 이후로 본격적인 4분기 회사채 수요예측이 재개된 가운데 채권 발행 시장에서 같은 A 등급 채권에서도 업종 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메리츠금융지주(A+)가 수요예측을 진행한 5년 조기상환 콜옵션 8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모집에는 후순위채임에도 불구하고 113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와 공모희망금리밴드 4~4.5% 중 4.4%에서 미매각 없이 선방했다.

반면, 같은 A 등급 채권이지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카지노 업종에선 전량 미매각이 발생했다. 같은 14일 파라다이스 회사채 수요예측은 3년물 1000억원 규모로 진행됐지만, 기관 매수 주문이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700억원 한도 지원에도 불구하고 미매각이 발생함에 따라 미매각 물량 1000억원 가운데 SPV가 700억원, 대표주관사인 SK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나머지 300억원을 나눠서 인수하게 됐다.
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시티' 건설을 위한 차입 부담 증가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1000억원 모집에 700억원 주문으로 미매각 발생, 지난해 10월에도 1000억원 모집에 500억원 주문으로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파라다이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4356억원 대비 무려 40.5%나 감소했다.
한편, AA 등급의 우량 회사채 시장에선 견조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롯데렌탈은 신용등급 AA- ,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5720억원, 5년물 300억원 모집에 1430억원의 주문이 각각 들어오며 총 1300억원 모집에 7150억원이 몰렸다. 이에 따라 3년물은 공모희망금리밴드 ±30bp에서 3년물은 -26bp, 5년물은 -9bp에 완판에 성공했다. 수요예측이 흥행을 거두면서 AA 등급의 견조한 투자심리가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롯데렌탈은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발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