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택배노동자 사망 올해 12번째…"과로사" vs "지병 탓"
입력 2020-10-19 19:19  | 수정 2020-10-19 20:46
【 앵커멘트 】
지난 12일 택배노동자가 또 사망했습니다.
올해 벌써 12번째 비보인데요.
유가족은 과로사가 분명하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측은 지병 탓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2일 한진택배 소속 택배노동자 김 모 씨는 자택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그 나흘 전 김 씨가 동료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택배 물량이 많아 너무 힘들다는 말이었습니다.

이제야 집에 간다며, 한숨도 못 자고 바로 출근해야 한다고 남긴 시각은 새벽 4시 반이었습니다.


▶ 스탠딩 : 길기범 / 기자
- "한진택배 측은 고인이 지병 때문에 사망했다며 과로사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사인으로 밝혀진 허혈성 심장질환이 고인의 지병이었다는 주장입니다.

또 김 씨는 평소 다른 동료보다 적은 2백 상자 정도만 배송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가족의 얘기는 다릅니다.

고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을 앓지도 않았고 고인이 남긴 기록을 보면 물량이 적은 날을 빼면 매일 2백 개 넘는 택배를 소화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유가족
- "아침에 통화하면 '분류하고 있다, 바쁘다. 또 오후에는 배송 중이다, 저녁에 통화하면 아직 집에도 못 갔다.' 안부를 묻지도 못했어요, 저는."

동료들은 제대로 된 실태파악부터 촉구했습니다.

그러지 않고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겠느냐는 겁니다.

▶ 인터뷰 : 진경호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 "새벽 4시에 배송이 끝나는 이런 참담한 현실을 노동부가 현장에 단 한 번이라도 나와서 실사한 적은 있는지…."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는 이달에만 3명, 올해만 벌써 12번째입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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