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회복을 위해 소비 할인권 배포를 재개한다고 밝히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쿠폰지급 보다는 세금을 깎아주는게 낫다는 지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코로나19로 침체한 서민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공연, 영화, 체육 분야의 소비할인권 지원사업을 재개한다고 18일 말했다.
이번 사업에 편성된 예산은 약 850억 원이다. 박물관에서는 오는 22일부터 온라인 예매 시 1인 5매, 최대 3000원까지 40%를 할인해준다. 미술 전시는 온라인 예매(1인 4매 한도)와 현장 구매(월 1인 6매 한도) 모두 1000~30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공연도 같은 날부터 네이버N예약·멜론티켓·옥션티켓·인터파크티켓·예스24티켓·티켓링크·하나티켓·SK플래닛 등 온라인 예매처를 통해 예매하면 1인당 8000원을 할인해준다. 1인 4매 한도로 오는 24일부터 사용할 수 있다. 영화 할인은 오는 28일부터다. 온라인 예매 시 1인당 6000원씩 할인된다. 1인 2매 한도로 오는 30일부터 사용할 수 있다. 체육시설의 경우 카드사별 당첨자가 다음달 2일부터 30일까지 8만원 이상 사용하면 3만원을 환급받는다.
8대 소비쿠폰 중 공연, 영화, 전시, 체육시설 관련 내용
정부의 혜택 제공에도 국민들의 목소리는 따가웠다. 소비쿠폰 재개 발표를 접한 국민들은 "안일한 판단"이라는 입장을 보였다.체육시설을 운영하는 이 모씨(47)는 "코로나19가 완전한 안정세는 아니다"라면서 "차라리 세금을 줄여주는 것이 감염병 예방 차원이나 생계유지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정주부 김 모씨(34)는 "침체한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는 좋은데 코로나19 확산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김 씨는 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 소비쿠폰을 중단할 텐데 여기에 들어가는 돈을 아끼고 세금을 줄여주는 게 더 좋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hiru****)도 "이 정부는 코로나19 잡을 생각이 없다. 코로나19를 잡는 게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라고 꼬집었다.
댓글에는 "지난번 숙박대전은 지원금 만큼 가격이 올랐더라고요. 개인들에게 개별로 지급하는 게 좋아요" "10만원 써야 1만원 할인해주는 쿠폰. 1000만원 버는 사람은 할인받겠지만, 100만원 버는 사람은…" "시간적·금전전 여유 있는 일부만 누리는 것" 등 반응도 있었다. 소비쿠폰의 실질적인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소비쿠폰은 문화·여가 분야에 집중돼 있어 자영업자에 도움도 줄 수 있고 국민 개개인도 휴식을 취하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쿠폰 재발행이 방역수칙을 소홀히 한다거나 방역 의무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아직 소비쿠폰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질병관리청의 구체적인 입장은 발표되지 않았다"면서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현재 제기되는 우려를 조금은 줄일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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