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 이슈가 2년 반 만에 수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 14일 회장으로 승진하며 2018년 상반기 증시를 달궜던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개편 관련 투자가 증시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15일 취임 후 첫 대외활동인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배 구조 개편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 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가 결국 그 왕좌를 이어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차(17.3%)→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현대모비스를 통해 그룹 주요 계열사 통제가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정 회장 지분율은 현대모비스(0.32%), 현대차(2.62%), 기아차(1.74%) 모두 낮다. 이에 비해 현대글로비스(23.29%)와 현대엔지니어링(11.72%·비상장)의 지분율은 높다.
따라서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순환출자 구조 정점에 있는 기업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고, 실제 2018년 3월 28일 장 마감 후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안은 이런 틀에서 진행됐다. 현대모비스 모듈 사업과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을 분할한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배 구조 개편을 재추진한다면 2018년의 실패를 거울 삼아 기존 안을 보완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안이 실패한 이유는 현대모비스 기업 가치 70%가량을 담당하는 AS 부문을 분할한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주주 가치가 훼손돼 외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집단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AS 부문을 분할 상장해 시장 평가를 받은 후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이 대두되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 구조 개편 재추진을 미룰 요인이 대부분 사라져 언제든 지배 구조 개편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기업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는 것과 더불어 현대글로비스 기업 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최근 정 회장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 회장은 수소차·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며 "어떠한 방식을 택하더라도 글로비스 기업 가치가 커지는 게 정 회장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수혜주라는 관점에서 글로비스에 대한 '묻지 마'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배 구조 개편안은 전적으로 기업 내부에서 결정되는 의사결정으로 예측하기 어렵고, 정 회장이나 현대차그룹으로선 2018년과 비교해 지배 구조 개편에 나설 유인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를 오래 관찰해온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배 구조 개편을 염두에 뒀다면 3월 주가 급락 시점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거 인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정 회장으로선 당장 지배 구조 개편에 나설 유인이 적어 단순하게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을 물려받는 방식으로 지배 구조 개편 이슈를 해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18년 상반기 정의선 당시 부회장이 지배 구조 개편에 나설 때는 사내 입지 강화, 정부(공정거래위원회)의 강한 재벌 개혁 의지, 상대적으로 높은 외국인 지분율 등 안팎에서 개편 압력이 컸다.
한편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개편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하락 장에서도 지난주 4거래일간 20% 이상 올랐다. 13~16일 현대글로비스는 23% 오른 반면 현대모비스는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그룹의 첫 지배 구조 개편안이 발표된 2018년 3월 28일 이후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20% 이상 급등해 2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개편안이 철회(5월 21일)되며 기존의 10만원대로 하락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 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가 결국 그 왕좌를 이어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차(17.3%)→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현대모비스를 통해 그룹 주요 계열사 통제가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정 회장 지분율은 현대모비스(0.32%), 현대차(2.62%), 기아차(1.74%) 모두 낮다. 이에 비해 현대글로비스(23.29%)와 현대엔지니어링(11.72%·비상장)의 지분율은 높다.
따라서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순환출자 구조 정점에 있는 기업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고, 실제 2018년 3월 28일 장 마감 후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안은 이런 틀에서 진행됐다. 현대모비스 모듈 사업과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을 분할한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배 구조 개편을 재추진한다면 2018년의 실패를 거울 삼아 기존 안을 보완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안이 실패한 이유는 현대모비스 기업 가치 70%가량을 담당하는 AS 부문을 분할한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주주 가치가 훼손돼 외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집단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AS 부문을 분할 상장해 시장 평가를 받은 후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이 대두되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 구조 개편 재추진을 미룰 요인이 대부분 사라져 언제든 지배 구조 개편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기업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는 것과 더불어 현대글로비스 기업 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최근 정 회장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 회장은 수소차·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며 "어떠한 방식을 택하더라도 글로비스 기업 가치가 커지는 게 정 회장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수혜주라는 관점에서 글로비스에 대한 '묻지 마'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배 구조 개편안은 전적으로 기업 내부에서 결정되는 의사결정으로 예측하기 어렵고, 정 회장이나 현대차그룹으로선 2018년과 비교해 지배 구조 개편에 나설 유인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를 오래 관찰해온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배 구조 개편을 염두에 뒀다면 3월 주가 급락 시점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거 인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정 회장으로선 당장 지배 구조 개편에 나설 유인이 적어 단순하게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을 물려받는 방식으로 지배 구조 개편 이슈를 해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18년 상반기 정의선 당시 부회장이 지배 구조 개편에 나설 때는 사내 입지 강화, 정부(공정거래위원회)의 강한 재벌 개혁 의지, 상대적으로 높은 외국인 지분율 등 안팎에서 개편 압력이 컸다.
한편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개편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하락 장에서도 지난주 4거래일간 20% 이상 올랐다. 13~16일 현대글로비스는 23% 오른 반면 현대모비스는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그룹의 첫 지배 구조 개편안이 발표된 2018년 3월 28일 이후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20% 이상 급등해 2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개편안이 철회(5월 21일)되며 기존의 10만원대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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