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18일 잠실 KIA-LG전을 앞두고 두 팀 사령탑은 각각 약 30분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었다. 조금씩 행보가 엇갈리는 두 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가운데 화두는 ‘불문율이었다.
먼저 시계를 이틀 전으로 돌려야 한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16일 경기 도중 필드에 나가 김재걸 LG 주루코치와 대화를 나눴다. LG가 7-0으로 앞선 7회말 1사 1, 3루, 양석환의 타석에 1루 주자 김민성의 베이스러닝에 관한 이야기였다.
1루수 유민상이 뒤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김민성이 먼저 움직였고, 곧이어 양석환의 안타가 터졌다. 풀카운트에 시도한 ‘런앤히트 작전이었다. 김민성은 2루를 돌아 3루까지 향했다.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시점이었다. LG는 KIA를 9-0으로 제압했다.
단단히 화가 난 건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하루 뒤 큰 이슈라 생각하지 않으나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류중일 LG 감독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한국야구에 관해 좀 더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함이었다.
류 감독은 18일 가진 인터뷰에서 보통 개막 미디어데이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10개 팀 감독이 모여 회의했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만나지 못했다”라고 운을 뗐다.
윌리엄스 감독이 상대 감독을 통해 불문율같이 KBO리그에 관한 정보를 습득할 기회가 없었기에 이해가 간다는 뜻이었다.
류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과 한국과 미국의 불문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메이저리그는 훨씬 엄격하다고 하더라. 7점 차 이상 리드한 상황에서 3B 카운트에서 스윙하면 안 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서로 공감하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불문율은 암묵적인 ‘합의다. 따로 ‘금지 행동이 문서로 정리가 된 건 아니다. 류 감독은 불문율도 메이저리그에서 배우는 건데 결국은 정답이 없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야구를 하면 된다. 배려심만 있다면, 훨씬 좋은 리그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1시간 후, 류 감독이 앉았던 자리에 윌리엄스 감독이 앉았다. 그는 KBO리그의 불문율에 대해 알고 싶어 류 감독을 찾아갔다. 선수, 지도자로서 경력이 훌륭한 류 감독이 이런 주제를 놓고 대화할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야구 경기는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한다. 메이저리그도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며 바뀌고 있다. 배트 플립에 대해서도 오픈마인드다. 물론, 나 같은 옛날 사람은 꼬집는 느낌도 있다. 그렇게 야구가 새로워지는 만큼 적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윌리엄스 감독은 내가 ‘트러블메이커가 되겠다는 건 아니다. 선수단이 정한 규칙을 정확히 인지하고 따르고자 한다. 우리 팀 코치에 물었더니 KBO리그에선 3B 카운트에서도 타격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하더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국야구 문화와 규정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거다. 앞으로 다른 팀 감독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윌리엄스 감독이 내놓은 불문율에 관한 결론도 ‘정답은 없다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선 불문율에 관해 얘기한다면, 애초에 10점 차로 뒤지면 안 되는 거 아니냐는 말이 있다. 농담 섞인 정답이다. 불문율의 선이라는 게 애매하다. 즉, 정답은 없는 거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8일 잠실 KIA-LG전을 앞두고 두 팀 사령탑은 각각 약 30분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었다. 조금씩 행보가 엇갈리는 두 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가운데 화두는 ‘불문율이었다.
먼저 시계를 이틀 전으로 돌려야 한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16일 경기 도중 필드에 나가 김재걸 LG 주루코치와 대화를 나눴다. LG가 7-0으로 앞선 7회말 1사 1, 3루, 양석환의 타석에 1루 주자 김민성의 베이스러닝에 관한 이야기였다.
1루수 유민상이 뒤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김민성이 먼저 움직였고, 곧이어 양석환의 안타가 터졌다. 풀카운트에 시도한 ‘런앤히트 작전이었다. 김민성은 2루를 돌아 3루까지 향했다.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시점이었다. LG는 KIA를 9-0으로 제압했다.
단단히 화가 난 건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하루 뒤 큰 이슈라 생각하지 않으나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류중일 LG 감독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한국야구에 관해 좀 더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함이었다.
류 감독은 18일 가진 인터뷰에서 보통 개막 미디어데이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10개 팀 감독이 모여 회의했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만나지 못했다”라고 운을 뗐다.
윌리엄스 감독이 상대 감독을 통해 불문율같이 KBO리그에 관한 정보를 습득할 기회가 없었기에 이해가 간다는 뜻이었다.
류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과 한국과 미국의 불문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메이저리그는 훨씬 엄격하다고 하더라. 7점 차 이상 리드한 상황에서 3B 카운트에서 스윙하면 안 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서로 공감하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불문율은 암묵적인 ‘합의다. 따로 ‘금지 행동이 문서로 정리가 된 건 아니다. 류 감독은 불문율도 메이저리그에서 배우는 건데 결국은 정답이 없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야구를 하면 된다. 배려심만 있다면, 훨씬 좋은 리그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1시간 후, 류 감독이 앉았던 자리에 윌리엄스 감독이 앉았다. 그는 KBO리그의 불문율에 대해 알고 싶어 류 감독을 찾아갔다. 선수, 지도자로서 경력이 훌륭한 류 감독이 이런 주제를 놓고 대화할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야구 경기는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한다. 메이저리그도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며 바뀌고 있다. 배트 플립에 대해서도 오픈마인드다. 물론, 나 같은 옛날 사람은 꼬집는 느낌도 있다. 그렇게 야구가 새로워지는 만큼 적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윌리엄스 감독은 내가 ‘트러블메이커가 되겠다는 건 아니다. 선수단이 정한 규칙을 정확히 인지하고 따르고자 한다. 우리 팀 코치에 물었더니 KBO리그에선 3B 카운트에서도 타격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하더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국야구 문화와 규정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거다. 앞으로 다른 팀 감독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윌리엄스 감독이 내놓은 불문율에 관한 결론도 ‘정답은 없다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선 불문율에 관해 얘기한다면, 애초에 10점 차로 뒤지면 안 되는 거 아니냐는 말이 있다. 농담 섞인 정답이다. 불문율의 선이라는 게 애매하다. 즉, 정답은 없는 거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