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평가 관건?…사교육 풍선효과 우려

【 앵커멘트 】
외고 입시에서 필기시험이 완전히 폐지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듣기평가의 비중이 더욱 커지게 됐는데요.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팽창하는 풍선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섣부른 대책만 쏟아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특목고 입시 전문 학원입니다.

특목고를 준비하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듣기 평가 수업이 한창입니다.

외고 입시의 듣기평가 난이도를 고려할 때 또 다른 사교육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서울의 한 외국어 고등학교에서 출제된 듣기평가 문항입니다. 질문과 보기가 모두 빈칸으로 되어 있어 고도의 듣기평가 능력이 요구됩니다."

▶ 인터뷰 : 이다윤 / 녹천중학교 3학년
- "영어 문장이 빠르게 들리고 단어도 더 어려우니까 학교에 비해선 어려운 거 같아요."

정부가 추진 중인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따르면 사실상 지필고사 형태로 진행되던 구술면접은 올해부터 금지됩니다.

또 불법학원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고, 외고 기출문제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지만 정작 듣기평가에 대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양성광 / 교육과학기술부 인재기획분석관
- "듣기평가 부분은 중학교 교과 내에서 시험문제가 출제되도록 해서 난이도 조정하도록 해나가겠습니다."

한편 외고들은 설립 취지에 맞는 인재 선발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 인터뷰 : 임휘덕 / 한영외고 입학정보부장
- "이렇게 나가게 되면 정말 공부 잘하는 인문계, 상위권 인문계로 전락하는 오히려 설립목적이 퇴색할까 봐 걱정입니다."

결국 변별력도 갖추지 못한 채 또 다른 사교육의 길만 열어둔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