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부동산 사던 은행들 이젠 "팔자"
입력 2020-10-16 17:39  | 수정 2020-10-16 19:39
◆ 은행 부동산 매각 러시 ◆
하나은행은 올해 들어 서울 시흥동지점 등 17건의 부동산을 팔아 2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여기엔 서울 강남구청역점, 목동사거리점 등 고객들의 왕래가 많았던 중복 지점도 대거 포함됐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대전 유천동 점포를 33억원에 매각하며 본격적인 부동산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알짜 부동산을 잇달아 팔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코로나19와 제로금리로 인해 은행 실적은 줄어드는데 비대면 활성화로 지점 유지 필요성이 떨어졌고, 부동산 임대 수요가 급감하면서 보유 부동산 매물을 대거 내놓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업무용 부동산 장부금액 합계는 지난 9월 말 11조9202억원으로 나타났다.
업무용 부동산은 은행들이 보유한 연수원이나 사택, 영업점포 등을 뜻한다. 이 부동산 규모는 2017년 말 11조6772억원, 2018년 말 11조8961억원, 작년 말 12조431억원으로 꾸준히 늘다가 올 들어 9개월 새 1229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시중은행 한 부행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유휴부동산을 리모델링해 임대 수입으로 잡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19로 임대 수요가 줄고, 착한 임대인 운동으로 월세도 낮추는 추세라 임대 대신 매각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5대 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조8807억원에 그쳤다. 작년 동기(5조7157억원) 대비 14.6% 줄었다. 올 3분기 순이익도 작년 대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있어 은행들의 리스크 대비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5대 시중 은행 점포는 지난 9월 말 현재 4538곳이다. 올 들어 121곳이 사라졌는데 2017년 말(4728곳)에 비하면 2년9개월 만에 190곳이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 요구로 점포 폐쇄 분위기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대면 전략으로 점포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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