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 불황에…고금리 카드론·리볼빙 급증
입력 2020-10-16 16:32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연 평균 14%대 이상 금리를 가진 카드론과 17~20%인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는 금융 서비스인 만큼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국내 주요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에 따르면 8월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액은 3조90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조4965억원)에 비해 11.7%(4101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이용액은 4월 이후 상환 유예 조치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소폭 감소하다가 6월부터 다시 증가세를 이어왔다. 카드론 이용액은 6월 3조9415억원, 7월 3조9891억원 등 3조9000여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현금서비스는 이용이 줄어드는 추세로 감소세를 보였다. 8월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3조9893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4294억원)에서 9.9%(4401억원) 줄었다. 카드론이 현금서비스보다 만기도 길고 한도도 높아 장기 자금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며 잔액도 증가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신용카드 리볼빙 이월잔액은 작년 4분기 5조7930억원으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 2분기에는 각각 5조7537억원, 5조5150억원을 기록하며 다소 감소했다. 1인당 이월잔액도 올해 1분기 227만원으로 이용자 수도 최고치를 기록했고, 2분기는 22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수도 지난해 4분기 260만명으로 급증하면서 올해 2분기 246만명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는 신용등급 하락 없이 일시적으로 결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단기 자금을 이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행사 등 이용을 장려한다는 시각도 있다. 각 카드사는 신용카드 신규 발급시 별도 안내를 통해 리볼빙을 신청하면 연회비를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신용카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는 전화나 문자메시지(SMS) 등 안내를 통해 리볼빙 신청시 캐시백을 해주는 형태 등으로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고 있었다.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 사용액 중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하는 서비스다. 이월된 금액에는 고금리 수준의 높은 수수료가 부과된다. 올해 2분기 결제성 리볼빙(신용구매대금 이월) 수수료율은 평균 17.8%, 대출성 리볼빙(현금서비스대금 이월) 수수료율은 평균 20.9%에 달했다.
오 의원은 "소비자들이 리볼빙 서비스가 사실상의 고금리 대출이라는 점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지도가 필요하다"며 "각종 지표가 잇달아 경고음을 내는 만큼 금융당국이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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