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올해 코로나19의 반사이익으로 반짝 성장했지만 내년에는 다시 저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업이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업모형을 재조정하고 디지털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은 16일 온라인으로 '2021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를 열고 내년 보험산업 수입보험료(퇴직연금 제외)가 1.7%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올해는 단기 저축성보험 판매 호조와 자동차보험 확대로 수입보험료가 일시적으로 반등해 4.2% 성장이 기대되지만 내년에 다시 성장세가 꺽이는 것이다. 영역별로 손해보험 수입보험료는 저축보험 부진과 자동차보험 성장세 둔화로 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생명보험의 경우 보장성보험 성장 둔화와 저축성보험의 위축으로 올해보다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확산 후 정책효과에 힘입어 보험업계가 이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내년에는 이러한 효과가 소멸하고 제한적 경기회복에 따라 종전의 저성장 추세로 회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연구원은 내년을 보험산업이 대전환의 초입에 들어가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산업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동안 성장공백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저성장·저금리 지속과 인구 고령화, 비대면 문화의 확산 등으로 인해 현재의 상품과 채널구조로는 미래 경쟁력을 갖출 수 없게 됐다"며 "빅테크들의 보험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보험산업의 경쟁구도도 급속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비로 보험연구원은 '사업재조정'과 '경쟁과협력'이라는 두가지 도전과제를 제시했다. 사업재조정은 과거 고금리 계약에 따른 위험을 이전하는 금융재보험이나 런오프(run-off) 같은 계약 이전 장치를 동원해 자본 압력을 완화하는 한편, 각종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위험을 선별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가리킨다.
안 원장은 "디지털 생태계에서 보험산업이 살아남기 위해 경쟁과 협력 파트너십을 통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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