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국가대표 공효석(34·한국국토정보공사)은 '땅콩 검객' 남현희(39)의 남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남현희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2011년 결혼하면서 '다섯 살 연하 남편' 공효석도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이클계에서 공효석의 명성은 남현희 부럽지 않습니다.
공효석은 국내에서 자전거로 산을 오르는 업힐의 최강자이자 도로사이클의 간판입니다. 약 10년 전 전성기에는 유럽 프로팀의 입단 제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제(13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난 공효석은 "SNS로 '자전거 어떻게 타나요', '언덕은 어떻게 오르나요', '어떤 자전거 타나요' 등 메시지가 많이 온다. 궁금한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소소한 번개 모임을 몇 번 했다"고 말했습니다.
5년 전쯤부터 남산, 양수역, 두물머리 등에서 10번 이상 모임을 했다는 그는 "반응이 너무 좋았다. 여러 동호회에서 '여기도 와주세요'라는 연락이 계속 오더라. 어르신, 어린 친구들 등 다양한 분들을 만나는데 재밌다"며 웃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부터 모임을 자제하고 있다며 "요즘은 지인들과 한 번씩 탄다. 아쉽다"고 털어놨습니다.
공효석은 "사이클은 비인기 종목이다. 요즘에는 동호인 인구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대중에 알려진 선수는 없다.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많아진 이 좋은 시기에, 누군가는 사이클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언젠가는 선수들과 일반 동호인이 함께 달리는 대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품고 있습니다.
그는 "동호인들은 선수들이 얼마나 빠르게 달리나 굉장히 궁금해한다. 자신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도 경험해보고 싶어 한다. 대회에서 함께 달리다 보면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주실 것이다. 그러다 보면 사이클 스타도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습니다.
공효석은 올해를 끝으로 은퇴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KBS 양양 전국사이클선수권대회가 공효석의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태극마크도 내려놓습니다. 유독 국제 종합 대회와 인연이 없었던 그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싶었지만, 대표팀이 남자 도로사이클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하는 바람에 아쉬움 속에 은퇴하게 됐습니다.
은퇴 후 공효석은 어린이 자전거 안전 교육 관련 사업을 할 계획입니다.
그는 "자전거도 이륜차지만, 도로에서 자동차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려면 어릴 때 제대로 문화를 익혀야 한다. 헬멧도 안 쓰고 자전거 수신호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체계적인 안전 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공효석이 자전거 안전 교육자로 변신하면, 남현희와 함께 '국가대표 출신 부부 지도자'가 탄생합니다. 남현희도 지난해 은퇴 후 '남현희 펜싱클럽'을 열어 지도자가 됐습니다.
공효석은 "요즘 와이프는 방송 출연으로도 바쁘다. 우리 부부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바쁜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 생각도 했으면 좋겠다"고 걱정했습니다.
남현희가 방송에 자주 모습을 비추면서 공효석도 '남현희 남편'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공효석은 "어느 순간 제 기사는 다 '남현희 남편'이더라"라며 웃었다. 그는 "저도 저의 활동으로 저만의 색깔을 만들겠다"고 인생 2막을 여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