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세가 나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애초 우려대로 북반구가 가을로 접어들고 학기가 시작되면서 신규 확진자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서둘러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식당·술집의 영업을 중단하는 등 대비책을 강화했습니다.
다만 이미 경제에 내상이 큰 만큼 올해 초와 같은 전면적 봉쇄 카드는 꺼내지 않은 상태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 대륙에서 지난주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70만 명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지금껏 작성한 이 지역 통계 중 최고치입니다. 이에 앞선 주에는 52만 명 수준으로 무려 36%가 증가한 것입니다. 유럽 대륙의 전체 인구는 7억4천만 명입니다.
영국은 지난 3주 동안 신규 확진자가 4배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전국적인 봉쇄 정책을 폈던 3월 이전보다 현재 입원 환자가 더 많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체코에서는 지난 2주간 5만5천538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체코 인구 8배인 이웃 독일의 같은 기간 신규 확진자가 4만2천32명이었습니다.
특히 어제(13일) 신규 확진자 수는 8천325명으로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두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체코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52명으로 지난 3월 1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인구 10만 명당 신규 확진율이 유럽에서 체코가 가장 높다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를 인용해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를 두고 BBC는 "체코의 상황이 유럽에서 가장 심각하다"라며 "지옥문에 반쯤 다가간 것인가"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독일도 어제(13일)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5천132명으로 지난 4월 이후 최대였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독일의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6천 명대였는데, 조만간 이런 수준에 근접할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내주 말이면 중환자 병실의 90%가 채워질 것이라고 보건 당국이 전망했습니다.
인구 1천700만 명의 네덜란드에서는 지난주 3만6천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습니다.
또 어제(13일) 일일 확진자는 최고치인 7천400명을 기록했고, 계속 증가세를 보일 경우 75%에 달하는 병원의 일반 치료는 중단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러시아에서도 하루 신규 확진자로는 가장 많은 1만4천명, 사망 244명이 각각 나왔습니다.
심지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포르투갈)마저 코로나19에 감염돼 오늘(14일) 예정된 스웨덴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체코는 다시 7개월 전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마스크 의무화가 재도입됐고, 6명 이상의 모임은 금지됐습니다. 또 학교와 술집, 클럽은 오는 11월 3일까지 문을 닫도록 했습니다. 음식점도 오후 8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유럽의 진앙으로까지 불렸던 이탈리아는 그제(12일) 새로운 방역 대책을 승인했습니다. 사적 모임과 아마추어 스포츠는 금지됐고, 음식점도 일찍 영업을 종료해야 합니다.
지난주 2만6천7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된 게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네덜란드 역시 앞으로 4주 동안 이어질 강화된 방역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식당과 술집은 밤에 영업이 중단되고, 식료품 가게에서 8시 이후 술 판매를 할 수 없습니다.
스페인 중앙 정부는 마드리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앙 정부는 마드리드시 결정을 뒤집고 시 경계 밖으로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지난주에만 2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야 하지만 전면적 봉쇄에 따른 경기 부진도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국 보리스 존스 총리는 그제(12일) 의회에서 "국민의 삶과 경제를 닫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며 "또다시 전국적인 봉쇄정책을 펴고 싶지 않지만 바이러스가 활개를 치게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