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코로나19 타격에 면세점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관세청이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노석환 관세청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올 들어 면세점 근무직원 1만명 고용이 단절된데 따른 대응책을 묻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 질의에 "(그 부분은) 저희 소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장 의원은 "청장님, 실업 당해보신 적 있느냐"고 물었고 노 청장은 한동안 머뭇거리다 "아니오"라고 답변했다. 장 의원은 "청장님에게는 직장 잃은 사람이 숫자로 보이는거 같다"며 "관련 업무에 1만명이나 되는 사람이 직장을 잃었다고 생각하면 저는 잠도 안 올거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장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면세점 직원은 전체 근무 인력의 33.08%인 1만1600명이 고용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96.6%에 해당하는 1만 1200명은 면세점 소속이 아닌 협력업체 소속으로 조사됐다. 면세점 협력업체는 '면세점업'이 아닌 '도·소매업'으로 분류되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 받지 못 한 결과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급감하는 등 면세업계에 미친 영향이 고스란히 고용 충격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면세제품의 판매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소속 판촉 인원(9118명)과 물류인원(1189명)이 전체 고용단절 직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장 의원은 "관세청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면세점 직원 실업 사태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질타하자 노 청장은 "살펴보겠다"고 대답했다.
관세청이 입주한 정부대전청사
장 의원은"세계 1위의 면세업계 매출을 사실상 이끌었던 협력업체 직원들이 업계에 위기가 찾아오자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고 있다"면서 "정부가 면세점 협력업체가 특별고용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코로나19로 기업 체력이 현저히 약화한 만큼 기업체 관세조사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가 어렵다보니 관세청이 손쉽게 세수를 확대하기 위해 관세조사 늘릴지 우려된다"며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힘든 기업들이 고통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 청장은 "현 경제 상황을 볼 때 관세조사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조사 축소 방침을 명확히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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