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3분기에 상승하면 4분기에는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법칙이 올해도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올 12월 중순까지 코스피에 집중하다 연말에 코스닥 저가매물을 노리는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코스닥 시장이 3분기에 상승한 해에는 4분기에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낮았다. 반대로 3분기에 코스닥이 하락한 해에는 4분기에 코스피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를 보면 코스닥은 3분기에 696포인트에서 621포인트로 하락했다. 그해 4분기 코스피 상승률은 6.6% 오른 반면 코스닥은 7.4% 상승해 코스피를 앞질렀다.
이는 기본적으로 수급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4분기 수급은 일반적으로 외국인 매수, 개인 매도의 특징을 갖고 있다. 4분기 외국인의 매수 영향은 크게 배당 관련 프로그램 매수와 미 증시 강세 현상 덕분이다. 반면 개인의 매도세는 연말 대주주 요건 확정을 앞두고 세금 회피형 매물 탓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에 코스닥은 14.1%나 상승했다. 지난 6월 740선에서 출발해 9월 말 840선까지 100포인트나 올랐다. 그동안의 전례를 보면 올해 4분기엔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코스닥의 수익률이 코스피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올해 3분기에 코스닥이 크게 올라 개인의 매도 압력도 더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대주주 요건이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더 불리한 상황이다.
현재 코스피 ERR(이익수정비율)은 4.5%, 코스닥 ERR 은 0.4%를 기록하고 있다. 이익수정비율은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실적(EPS) 전망치가 높아진 증권사 보고서 수에서 낮아진 보고서 수를 뺀 후 전체 보고서 수를 나눈 값이다. 이익수정비율이 4.5%라는 의미는 100개의 보고서 중 전망치를 높인 보고서 수가 전망치를 낮춘 보고서 수보다 4.5개 많다는 뜻이다. 즉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 상향 조정 움직임이 코스닥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또 코스닥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단기 저항 국면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6배로, 기존 저항권 18배에 육박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지지부진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면 기존 저항대를 돌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말 개인 매도세를 예상하고 이미 10월 들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을 팔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12월 중순까지는 코스피에 집중하고 연말 코스닥에 다시 관심을 갖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 회피성 개인 매도는 생각보다 일찍 나오지 않고 연말 2~3 주에 걸쳐 한꺼번에 쏟아지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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