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거시전문가의 경고 "韓 2033년 잠재성장률 마이너스 추락"
입력 2020-10-13 15:16 

"현상 유지만을 목표로 해서는 성장률의 마이너스 추락을 피할 수 없다. 2033년이면 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연구실장)
한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겪는 가운데, 오랜 기간에 걸쳐 떨어져 온 성장동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13일 한국경제발전학회는 금융연구원, 서울사회경제연구소와 함께 공동학술대회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었다. 이건범 한국경제발전학회장은 개회사에서 "정부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구·산업·기업규모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주제발표를 맡은 박성욱 실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더 악화될 가능성도 부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한 경제가 과속하지도 둔화되지도 않고 경제 여건상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통상 생산요소인 노동투입과 자본 증감, 총요소생산성의 변화를 반영해 추정한다.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한국은행 등 주요기관이 2% 중반으로 보고 있다.
박 실장은 노동, 자본, 생산성의 세 요인이 △현재 추세로 천천히 느려지는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상위권으로 개선되는 경우 △현재 추세보다 더 빠르게 나빠지는 경우로 나눠 잠재성장률을 계산했다. 현재 추세대로 천천히 느려지는 경우에는 잠재성장률이 2030년에는 1%, 2045년에는 0.7%수준까지 하락한다고 봤다. 셋 모두 악화되는 경우에는 2032년을 0%대 잠재성장률을 마지막으로 기록하고 2033년에 -0.1%로 마이너스 성장이 시작된다고 봤다. 2045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45%까지 추락한다고 봤다. 박 실장은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 추락하면 그 나라 경제가 애를 써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현상 유지를 위한 대응으로는 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특히 문제는 고령화에 따른 노동 투입 하락과, 경제 규모 성장에 따른 자본 축적 둔화다. 박 실장은 "노인이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여 노동투입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생산성이 바닥을 기는 이유로는 낮은 노동생산성이 지목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17년 기준 OECD 36개국 중 32위일 정도로 낮다"며 "생산성 낮은 좀비기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특히 생산성이 낮은 자영업자 및 서비스업, 정부 지원책으로 연명하는 '좀비 중소기업'을 정리하는 한편, 기업 규모가 커지면 적용받는 규제로 인해 줄어드는 생산성을 규제 개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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