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투리로 말해도 작동하는 스마트폰 시대 온다
입력 2020-10-13 14:58 
옥철영 울산대학교 교수

"인공지능(AI) 냉장고와 스마트폰이 사투리를 알아 듣는 시대가 올 겁니다."
울산대학교는 옥철영 IT융합학부 교수(사진)가 지도하는 한국어처리연구실 학생들(서정민·이현민·양주이)이 개발한 '사투리 문장 변환 및 퀴즈 프로그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주최한 2020년 국어정보처리시스템경진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온라인 국어사전 '우리말샘'에 등록된 사투리의 표준어를 알려준다.
경상도, 전북, 충북 사투리로 '정지에 가서 정구지 좀 가 와라'라고 입력하면 '부엌에 가서 부추 좀 가져 오너라'라고 제시한다. 경남 사투리 '마, 양무시나 사 묵어래'를 입력하면 '그냥 당근이나 사 먹어라'로 알려 준다. 프로그램이 '정지'는 '부엌', '정구지'는 '부추', '양무시'는 '당근'이라는 것을 알아 듣는 것이다.
현재 각 통신사의 음성인식 스피커나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된 가전제품은 표준어는 인식하지만 사투리 단어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번에 개발된 프로그램이 명사, 부사, 용언 뿐 아니라 문장 전체를 번역하는 단계까지 발전하면 사투리로 말해도 스마트폰이나 첨단 가전제품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 듣고 작동하게 된다.
옥 교수는 "이번에 수상한 프로그램은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계로 앞으로 스마트폰 앱에도 적용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더 많은 사투리 말뭉치와 음식인식기술(STT)을 추가해 사투리 음성까지 표준어로 변환하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 교수는 "사투리는 지역 정서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지만 표준어 중심의 언어 교육 때문에, 그리고 촌스럽다는 이유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번에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것은 우리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투리를 언어학적 차원에서 보전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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