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9월 모의평가, 재수생 강세 없었다…코로나로 상·하위권 격차 확대
입력 2020-10-13 14:24  | 수정 2020-10-20 15:04

지난달 16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는 국어 영역과 수학 나형, 영어 영역이 비교적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수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고3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수능과 모의평가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재수생 강세는 두드러지지 않았으며 상·하위권 격차가 벌어지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입시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올해 학사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상·하위권 격차가 벌어졌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 "국어·수학 나형 부담 컸을 듯"

평가원은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영역은 138점, 수학 가형은 132점, 수학 나형은 148점이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과 비교하면 국어영역과 수학 가형 최고점은 각각 2점, 수학 나형 최고점은 1점 하락했습니다.

표준점수는 학생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입니다.

통상 시험이 어려우면 평균이 내려가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가고, 시험이 쉬우면 반대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내려가는 것으로 통합니다.


그러나 국어와 수학 나형의 경우 표준점수 수준 자체가 높아 난도가 높았다고 입시업체들은 분석했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는 "표준점수 점수가 140점이 넘어가면 어려운 시험으로 볼 수 있고, 국어 영역의 경우 138점이지만 140점에 가까워 역시 쉽다고 볼 수 없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국어와 수학 나형은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학 가형은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과 2등급이 나뉘는 등급 구분 표준점수(1등급 커트라인)는 국어영역 129점, 수학 가형 126점, 수학 나형 135점이었습니다.

이 역시 지난해 수능과 견주면 국어영역과 수학 가형은 각각 2점 떨어졌고, 수학 나형은 같았습니다.

국어영역에서 1등급을 맞은 학생 비율은 4.19%로 작년 수능(4.82%)보다 감소했고, 표준점수 최고점 비율도 0.06%로 작년 수능(0.16%)보다 줄었습니다.

수학 가형 1등급 비율은 5.84%로 작년 수능(5.63%)보다 확대됐고, 표준점수 최고점자 비율도 0.58%에서 0.71%로 늘었습니다.

수학 나형 1등급 비율은 5.32%로 작년 수능(5.02%)보다 상승했으나 표준점수 최고점자 비율은 0.21%에서 0.17%로 줄어들었습니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은 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1등급 학생 비율이 5.75%로, 지난해 수능(7.43%) 때보다 줄며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탐구영역 중 사회과목의 1등급 커트라인은 생활과 윤리 66점, 윤리와 사상 67점, 한국지리 66점, 세계지리 67점,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각 68점, 경제 69점, 정치와 법 67점, 사회·문화 66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탐구의 1등급 커트라인은 작년 수능과 같은 한국지리를 제외하면 모두 1∼5점 높았습니다.

과학탐구 1등급 커트라인은 물리학Ⅰ 66점, 화학Ⅰ 65점, 생명과학Ⅰ 68점, 지구과학Ⅰ 66점, 물리학Ⅱ 67점, 화학Ⅱ 66점, 생명과학Ⅱ와 지구과학Ⅱ 각 68점입니다.

과학탐구의 1등급 커트라인의 경우 지구과학Ⅰ, 물리학Ⅱ, 화학Ⅱ만 작년 수능보다 커트라인이 1점씩 내려가고 나머지 과목은 모두 올랐습니다.

직업탐구 역시 해양의 이해만 작년 수능보다 1등급 커트라인이 1점 하락하고 나머지 과목은 모두 상승했습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아랍어Ⅰ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83점으로 가장 높았고, 러시아어Ⅰ이 64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필수과목인 한국사 영역은 원점수 40점 이상 받은 1등급 학생이 20.30%로 작년 수능(20.32%)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 평가원은 중위권 안 줄었다는데…입시업계 "상·하위권 격차 벌어져"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은 재수생과 재학생의 성적 차이가 예년과 다를 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위권 소멸 우려도 나왔으나 성적 격차가 확대되지도 않은 것으로 봤습니다.

평가원 관계자는 "졸업생, 재학생 성적에서 예년과 견줘 특이점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올해 특별히 중위권이 줄었다는 뚜렷한 경향성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입시업계에서는 중위권이 줄어 상·하위권 격차가 벌어졌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어, 수학 나형이 어려웠음에도 표준점수가 작년 수능보다 하락한 것은 상·하위권 격차가 심했기 때문"이라며 "평균에서 점수가 벌어진 학생들이 많아질수록, 즉 학생들 간 성적 격차가 심해질수록 산식상 표준점수는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3에게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 역시 "영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은 작년 9월 모의평가 때와 비슷한데 2∼3등급 비율은 6%가량 줄고 5등급 이하 비율은 6% 늘었다"며 "6월 모의평가 때와 마찬가지로 상위권은 안정감 있게 비율이 유지되는데 2∼3등급은 줄고 하위권은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38만9천646명이었습니다.

재학생이 83.0%인 32만3천295명, 졸업생은 17.0%인 6만6천351명이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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