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침수된 지하차도에 갇혀 3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부산 초량지하차도는 U자형으로 배수가 안 돼 침수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피해 등 2차 사고로 확대될 우려가 큰데도 진입금지 알림 전광판은 작동하지 않았고 진입차단설비와 비상 대피 방재설비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이 부산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부산시 전체 지하차도 45곳 중 침수사고가 난 초량 제1지하차도와 같은 U자형은 29곳이다. 이 중 진입차단설비가 설치된 지하차도는 9곳(31%)이었고 그마저도 5곳은 수동으로 조작하는 구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광안대교(센텀시티), 신선대 지하차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U자형 지하차도 27곳은 영상감지설비, 비상방송설비, 라디오방송설비, 긴급전화, 피난대피시설 등의 방재 시설이 없었다. U자형 지하차도는 특성상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배수가 안 돼 침수확률이 높고 인명피해 등 2차 사고로 확대될 우려가 크다. 지난 7월 23일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에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침수돼 안에 갇힌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 의원은 "이번 사고는 2014년 2명이 숨진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 사고와 닮았다"며 "진입금지 알림 전광판은 정상작동을 하지 않았고 진입차단설비와 비상 대피 방재설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초량 지하차도 참사는 사전대비를 했다면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며 "위험지역인 지하차도 피해를 막기 위한 필수 방재 시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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