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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전 감독은 숨지 말고 진실을 밝혀라 [김대호의 야구생각]
입력 2020-10-13 10:16  | 수정 2020-12-01 09:32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직접 나서 사퇴에 얽힌 진실을 밝혀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
손혁 전 감독이 구단의 ‘자진 사퇴 발표와 함께 팀에서 물러난 게 지난 8일이다. 그 이후 5일 동안 야구계는 이 일로 아수라장이다. 불과 12경기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그것도 3위를 달리고 있어 포스트시즌에서 얼마든지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팀의 사령탑이 스스로 물러났다는 발표를 아무도 믿지 않는다. 여기에 자진 사퇴한 감독에게 내년까지 잔여 연봉을 주기로 했다니 더욱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야구인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자존심이 짓밟혔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욱 답답한 건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손혁 감독 스스로 성적이 부진해 물러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히어로즈 구단은 언론에서 ‘사실상 경질이라고 주장하는데도 ‘자진 사퇴를 고수하고 있다. 주변 정황상 구단 고위층의 압력에 의한 사퇴가 분명한데도 물증이 없으니 달리 방도가 없다. 히어로즈 구단은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으로 믿는 듯하다.
이 사안의 진실을 밝혀줄 단 한 명은 바로 당사자인 손혁 전 감독이다. 손 전 감독은 그날 이후 휴대폰 전원을 꺼놓고 잠적해 버렸다. 손 전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모른다. 야구계를 완전히 떠날 심산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떳떳하게 얼굴을 내밀고 사실을 밝히는 것이 맞다. 이 사안은 손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전횡을 바로 잡아야 하는 야구계 전체의 중차대한 과제다. 인사권도 없는 사외 이사회 의장이 감독을 자기 입맛대로 쓰다가 버리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만일 ‘자진 사퇴가 아니라 구단 구위층의 압력에 의한 ‘경질로 드러난다면 히어로즈 구단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거짓말을 한 도의적 책임뿐 아니라 그동안 구단 내부에서 자행됐던 프런트와 현장 간의 불공정한 관계도 밝혀져야 한다. 손혁 감독이 시즌 중 구단으로부터 어떤 간섭을 받아왔는지도 이참에 모두 알려져야 한다. 허민 의장이 구단운영에 개입했다면 이는 명백한 야구규약 위반이다.
손혁 전 감독은 야구계의 엄친아로 불린다. 스마트하고 솔직 담백한 성격이다. 경제적으로도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이다. 숨는 게 능사가 아니다. 모든 야구인들이 손혁 전 감독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당장 야구인들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지만 야구 감독 나아가 야구인 전체의 위상과도 직결된 사안이다. 야구계 질서를 바로잡는 일이기도 하다.
손혁 전 감독이 나서야 한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래서 돈이면 뭐든지 된다고 생각하는 졸부들의 못된 습성을 혼내야 한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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