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는 현지시간으로 어제(11일)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래야만 한미동맹도 특별한 것이다.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사의 이날 언급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자신의 과거 발언과 관련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이 대사는 지난 6월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미중 갈등 격화 와중에 터져 나온 이 발언에 미국 국무부 관계자가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가 '민주주의를 선택한다면 옳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대사는 지난달 3일 조지워싱턴대 화상 대담에서는 미중 경쟁의 심화를 거론하며 "우리는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숙고해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 동맹이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역내 무역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식으로 해석돼 논란이 됐습니다.
이 대사의 이날 국감장 언급은 '국익'을 강조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국감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사의 과거 발언들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 대사는 자신의 언급을 언론이 거두절미하고 보도해 오해가 생겼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그는 "외교관이면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 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 하는데 오해가 생겼다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분명히 밝힐 게 있다"며 "당시 발언의 전후 맥락을 보면 미국과의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구구절절 표현하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 그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경제정책, 경제문제에 중국에 비중을 둬야 하고,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경험칙"이라며 "마늘 파동 때 봤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 봤다. 사드 같은 일이 또 생겨서 되겠냐"고 했습니다.
그는 "내 발언이 서울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 미 고위층에 물어봤다"면서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냐고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은 당연히 중국과의 경제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