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남보다…`노도강` `금관구` 집값 상승률 높아
입력 2020-10-12 17:33  | 수정 2020-10-12 19:14
은평뉴타운 전경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 9월 2576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021건)보다 65%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달 들어서는 거래절벽 현상이 극단적으로 심해지는 모습이다. 10월이 3분의 1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42건이란 숫자는 매매거래가 극도로 위축됐음을 보여준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거래 절벽 속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하는 이유는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 '줄다리기'가 워낙 팽팽하기 때문이다. 매도자는 호가를 조정하기보다는 매수자를 기다리고 있다 보니 거래가 뜸해진 상황이다. 매수자가 호가를 수용하면 신고가가 되는 식으로 시장이 흘러가는 모습이다.
신고가는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권이나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도 보인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현대홈타운2차 전용면적 59.86㎡는 이달 5일 14억원(15층)에 역대 최고 가격으로 손바뀜됐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2단지 전용 59.92㎡도 지난 6일 8억6800만원(14층)에 거래돼 기존 신고가(8억6500만원) 기록을 깼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 지역이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0단지 전용 45.9㎡는 3일 4억7000만원(13층)에 매매돼 5월 기록된 최고가보다 5000만원 더 오른 값에 계약서를 썼다. 구로구 개봉동 거성푸르뫼1 전용 84.96㎡는 3일 5억원(10층)에, 강서구 방화동 길훈 전용 51.28㎡는 5일 5억7000만원(4층)에 각각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고 성북구 정릉대주파크빌 전용 104.65㎡는 5일 6억3000만원(4층)으로 역대 최고 가격에 거래됐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해와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별 아파트의 매매 실거래가 평균을 비교해도 확인할 수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감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매매가격이 4억6805만원이었던 강북구는 올해 5억3708만원으로 14.8%나 뛰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은평구(14.7%) 동대문구(14.1%) 성북구(12.3%) 영등포구(12.2%) 등 상위 5개 구도 비강남권이다. 반면 서초구(0%) 양천구(-1.7%) 강남구(-2.1%) 용산구(-4.4%) 등 전통적 인기 지역은 신고가와 급매물이 동시에 나와 약세다.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8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5억3300만원에서 2019년 8억원 등으로 꾸준히 오른 서울 아파트값은 4년 만에 58.2% 올랐다.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국가기관인 한국감정원 시세를 근거로 '집값이 안정됐다'는 정부의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까지 7주 연속 0.01% 상승하며 보합세다. KB부동산 시세 등 민간기관 통계와 대비해 부정확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감정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전국 9400가구를 표본으로 하는 반면 KB 시세는 주간 기준 3만4000여 가구를 표본으로 하고 있어 표본 수 차이가 4배에 가깝다.
감정원은 연간 단위로 표본 주택을 재선정하기 때문에 새 아파트 시세가 늦게 반영된다는 단점도 있다. 신축 단지가 올봄에 입주했더라도 내년 1월 1일에야 감정원 통계에 포함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또 감정원 통계는 조사원이 실거래가나 인근 아파트 단지 거래 사례를 바탕으로 직접 '실제로 거래 가능한 금액'을 추정하기 때문에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손동우 전문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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