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전으로 우연히 아들의 음주운전 의심 사건을 알게된 경찰 간부가 사건을 무마하려한 의혹이 제기돼 조사를 받고 있다.
12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께 인천시 남동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당시 모 지구대 팀장으로 근무하던 A 경위는 자신의 차량 번호가 무전 내용에 언급되자 깜짝 놀랐다.
그가 지휘하는 팀원들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현장에 출동했으나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했다.
A 경위는 신고 접수 후 아들과 직접 전화 통화했지만 사건 처리 과정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용의자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로 '불발견'이라고 기록하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A 경위가 소속된 지구대는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난 이달 5일 남동서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해당 지구대 관계자는 "A 경위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나중에) 보고를 했고 경찰서에 알렸다"고 밝혔다.
남동서 청문감사관실은 A 경위가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아들의 도피를 도왔거나 사건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의혹이 있다고 보고 같은 날 범인도피 및 직무유기 혐의로 '직무 고발'을 했다.
남동서 관계자는 "5개월 전 사건이지만 최근 지구대가 보고하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면서 "A 경위를 대기 발령한 뒤 직무 고발을 했고 인접서인 연수서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A 경위를 소환해 정확한 사건 관련 내용을 추가로 조사하고 그의 아들뿐 아니라 당시 출동했던 다른 경찰관 등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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