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실세로부터 고위 공직자, 금융감독원 고위 간부, 금융위원회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 제보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금융위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금융위 직원이 사건에 연루됐는지 자체 조사를 했느냐고 따졌다.
강 의원은 이날 이같이 지적하며 국감장에서 금융위 자산운용과장과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로 추정되는 인사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은 2017년 12월 19일 김재현 대표가 옵티머스 최대주주 변경 사후 승인 신청과 관련 금융위에 문의한 내용이 담겼다. 2018년 7월 금감원은 옵티머스 최대주주를 이혁진 전 대표에서 양호 전 나라은행장으로 변경하는 안을 승인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김재현 대표에게 최대주주 변경 사후 승인 신청 관련 서류 접수를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금융위 청사로 오라고 말한다. 이 대목을 공개한 강 의원은 "금융위 직원이 직접 서류접수 단계부터 챙겨주는 것은 매우 이례적 아닌가"라고 은 위원장에게 물었다.
이후 통화에서는 금융위 직원이 서류 날짜를 오늘 날짜로 좀 부탁한다고 하자, 김 대표는 "12월 5일로 되어 있는데 처음에 금감원(제출 날짜가)…"라고 하자, 금융위 직원은 "그거 날짜가 너무 앞이죠"라며 웃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자 김 대표는 "공란으로 받아 놓은 게 있으니까 양호 회장님께 받아서 준비해 가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금융위 직원이 소규모 자산운용사의 서류 승인 신청을 위해 직접 1층 민원실까지 내려가서 받아가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겠나"라며 "금융위 직원도 양호 회장을 알고 있다는 정황이 등장하는데, 이는 금융위 윗선과 관계가 없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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