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마스크 약국 유통을 담당했던 도매업체들이 지난 7월 공적 마스크 종료 이후 처리하지 못한 재고가 4300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한약사회는 최근 공적마스크 공급을 담당해 온 지오영과 백제약품 등 두 업체가 공적마스크 공급 종료로 판매하지 못하고 물류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 탓에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공문을 통해 현재 보관 중인 공적마스크 재고 물량이 지오영 3300만장(약 310억원어치), 백제 960만장(약 90억원어치)에 이른다고 전했다. 지오영과 백제약품은 정부의 마스크 긴급수급 조정조치 시행에 따라 지난 2월 말 공적마스크 유통처로 지정돼 7월 11일 유통 종료일까지 전국 약국에 공적 마스크를 공급해 왔다.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 앞에서 몇 시간씩 줄서기를 할 때 지오영과 백제약품은 공장 출고분을 다음날까지 약국으로 공급하기 위해 물류 창고와 배송망을 24시간 가동한 바 있다. 이후 공적 마스크 제도 종료와 마스크 공급량 확대로 저가의 보건용 마스크가 유통되기 시작하자 지오영과 백제약품은 공적 마스크 재고를 처리하지 못해 수개월 째 창고에 보관하면서 보관 관리비 누적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측은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 상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마스크 공급 대란 당시 공적 마스크 공급을 독려해 왔던 정부는 공급 종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지오영과 백제약품이 공적 마스크 재고로 인한 모든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적 마스크를 유통해온 도매업계 관계자는 "공적 마스크 유통이라는 막중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본연의 의약품 유통보다 우선 순위로 배송해 왔는데 이제 와서 정부가 재고 처리에 나 몰라라 한다면 앞으로 국가적인 위기가 발생할 때 누가 정부 말을 믿고 따르겠냐"고 하소연 했다.
이에 약사회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관련 정부 부처에 교육부·국방부·각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한 재고분 구입을 독려하고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한 정부 비축분 확대, 외국 인도적 지원과 수출 물량 확대 등 신속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