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신에게 5000만원을 로비 목적으로 전달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한 '라임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에 대해 위증,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12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 접수를 위해 출석한 강 전 수석은 "금융사기로 재판을 받고 있는 범죄인의 거짓 증언으로 피해를 받았다는 점에서 피해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이 모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변호사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은 "5만원짜리 현금 다발로 5000만원이 담긴 쇼핑백을 이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 전 대표가 (강 전 수석에게) 인사를 잘하고 나왔다고 했고, 금품이 잘 전달됐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광주MBC 출신인 이 전 대표는 금융감독원의 라임 조사 무마를 위해 청탁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김 전 회장의 로비 창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수석은 이날 고소장 접수 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는 광주MBC 사장으로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알게 된다.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2019년 7월 28일 청와대에서 만나게 됐다"며 "이 전 대표가 한 언론으로부터 회사(스타모빌리티)와 라임자산운용이 공격을 받아 투자를 못 받게 돼 도와달라고 했다. 정무위원회를 4년 한 사람으로 그런 일은 빨리 금융감독기구에 검사를 받고 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봉현의 진술에 따르면 내가 김상조 실장에게 화를 내며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거짓 증언이다"라며 "이 전 대표의 도움 요청을 받고 금감원, 금융위원회 등 어디에도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전 수석은 이날 자신이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확정적 표현을 쓴 언론사와 기자들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