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등록임대주택 올 14만채 풀려…송파·강남順
입력 2020-10-11 18:34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등록임대주택 총 27만1890채가 등록 말소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세제 혜택이 사라지고 다주택자 세금 부담에 집주인들이 단기 임대와 아파트 장기 매입임대 물량을 매물로 내놓을지 주목된다. 문제는 이들 임대주택 기존 세입자도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쓸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입주 가능한 매물이 나오는 시점은 앞으로 2년 뒤로 미뤄질 수도 있다.
11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등록임대주택 개선에 따른 자동 말소 주택 현황'에 따르면 연말까지 폐지 유형에 속해 의무임대 기간 종료와 함께 자동 말소되는 전국 등록임대주택은 46만7885채다. 7·10 부동산 대책에서 4년 단기 임대와 8년 장기 임대 중 아파트 매입임대 유형을 폐지한다고 발표하고 8월 18일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법 시행으로 8월 말 40만3945채에 대한 임대 등록이 말소됐다. 7·10 대책 직전 등록임대주택 총 159만4000채 중 4분의 1 규모다. 연말까지 말소되는 등록임대주택 중에서 수도권 주택은 총 27만1890채(58.1%)로 파악됐다. 수도권의 절반인 14만2244채가 서울에서 나오고 경기도 10만8503채, 인천 2만1143채 등이다. 서울에서는 송파구(1만9254채), 강남구(1만7664채), 강서구(1만2838채), 마포구(9245채) 순으로 많다.
등록임대주택은 매년 자동 말소량이 늘어나 위축될 운명이다. 전국 자동 말소 등록임대주택(누적 기준)은 내년 58만2971채, 2022년 72만4717채에 이어 2023년 82만7264채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수도권 물량도 내년 34만5324채, 2022년 44만1475채, 2023년 51만1595채로 증가하고 서울에서는 내년 17만8044채에 이어 2022년 22만1598채, 2023년 24만5521채로 늘어난다.
정부가 7·10 대책을 통해 등록임대주택을 폐지한 것은 다주택자 매수세가 집값을 끌어올렸다고 판단해 이들의 매도를 유도하는 셈법이 작용됐다. 하지만 등록임대주택은 실수요자들에게 공급되기보다 7월 말 시행된 또 다른 정부 정책인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발목 잡히게 됐다. 기존 세입자가 본인이 거주했던 주택에 대해 임대 등록이 말소되더라도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더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 등록 때 누린 계약갱신청구권이나 5% 전월세상한제는 민간임대특별법상 권리일 뿐 기존 세입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더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등록임대주택이 자동 말소돼 매물로 나와도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새로운 집주인이 입주하지 못하고 2년을 기다려야 한다. 사실상 갭투자만 가능한 셈이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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