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설계사의 13월차 정착률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38.2%, 53.3%로 나타났다. 새로 채용된 설계사 가운데 절반 가량이 1년 내에 조직을 이탈하고 있다는 얘기다.
9일 보험연구원은 '설계사 정착률 현황과 보험회사의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보험사들이 유지수수료 비중 확대 등 새로운 인센티브 구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설계사 인력의 이탈은 보험회사의 비용 증가와 생산성 약화로 이어지고, 기업평판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판매인력 유출에 따른 추가적인 채용과 교육비용이 발생하고 모집생산력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설계사 이탈로 발생할 수 있는 고아계약의 경우 해약률과 고객이탈률이 높아 보험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계사 이탈은 인적 특성과 본인이 종사하고자하는 산업 또는 기업의 성장기회, 보상수준과 조직 내 인간관계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계사의 조기탈락이 빈번한 보험회사의 특징을 살펴보면 20~30대와 남성인력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수준이 산업 평균보다 높은 회사의 설계사 정착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저소득 설계사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설계사 정착률이 낮게 조사됐다. 여기에 직무스트레스와 조직몰입도, 조직 내 갈등 또한 설계사 이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분석됐다.
설계사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보험연구원은 설계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조직문화를 보다 수평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직원의 심리적 안정감과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설계사 보상체계가 이직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원인인 만큼 유지수수료 비중 확대 등 새로운 인센티브 구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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