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영호 "조성길 관련 언론 집중조명·노출 자제했으면"
입력 2020-10-07 09:51  | 수정 2020-10-14 10:12

지난 2018년 망명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 대리가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태 의원은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언론사들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하지만, 북한에 친혈육과 자식을 두고 온 북한 외교관들에, 본인들의 소식 공개는 그 혈육과 자식의 운명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인도적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나는 조성길 전 임시대사 대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2018년 조성길이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을 탈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조성길과의 오랜 정을 생각해서 그를 우리 대한민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한 달 만에 공개할 수 없는 라인을 통해 조성길이 북한 대사관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그의 딸을 데려오지 못했고, 북한은 조성길이 대사관을 탈출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즉시 대사관 직원을 시켜 그의 딸을 평양으로 강제로 귀환시켰다"며 "내가 조성길의 한국행을 계속 주장하며 활동을 하게 되면 조성길은 물론, 북으로 끌려간 딸에게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충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결국 나는 내가 조직한 '조성길 한국행 추진위원회'를 자동 해산하고 활동을 중지한다는 것을 선포했다"며 "그때부터 나는 관련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태 의원은 "내가 북한 외무성 유럽국 부국장으로 있었던 시절, 조성길은 같은 국 5과 이탈리아 담당 부원으로 있었다. 나는 그와 20년 지기"라며 "조성길 본인의 동의 없이 관련 사실이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이어 "북한의 경우에는 탈북한 외교관들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북에 두고 온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대우나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며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북한 대사관에서 탈출해 상주하고 있던 현지 국가에서 조용히 체류하고 있을 경우, 북한에서는 그들을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한다. 하지만 만약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그들을 배신자, 변절자라고 규정한다"고 소개했다.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들의 북한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농촌으로의 추방"이라면서 "하지만 변절자 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또 "탈북 외교관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과 해를 가하는 발언 등을 하는 경우, 북한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는다"며 "없는 범죄 사실도 만들어서 뒤집어씌우고, 심지어 테러 위협까지 가한다. 두 경우의 수위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와있는 대부분의 전직 북한 외교관들은 북에 두고 온 자식들과 일가친척들의 안위를 생각해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외교관의) 한국행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입국이 승인되면 현지 한국대사가 입국 절차에 필요한 긴급여권을 발급한다"며 "통일부 장관보다 외교부 장관이 관련 사실을 먼저 알 수밖에 없다. 오늘 외교부에 대한 국감을 실시하지만 나는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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