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20] 갭투자 집주인 1명, 세입자 202명의 전세보증금 못돌려줘

서울에 거주하는 임대인(집주인) 한 명이 200명이 넘는 세입자들의 4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공공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줬지만, 이를 거의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대인은 무리하게 갭투자를 했다가 이 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이 발표한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상위 30위 임대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6개월 동안(2017년~올해 6월)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임대인 상위 30명의 보증사고 건수는 총 549건, 사고 금액은 총 1096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HUG가 세입자들에게 966억6400만원을 대신 갚아줬지만, 해당 집주인에 청구해 받은 회수금은 117억3100만원(12.1%)에 그쳤다. 특히 사고금액 상위 10명 중 6명으로부터는 단 한 푼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최다 사례이자 최대 금액은 서울 양천구에 사는 임대인(집주인) A씨의 케이스다. A씨는 임차인(세입자)들 202명에게 전세보증금 413억1100만원을 돌려주지 못했다. 이에 HUG는 최근까지 A씨 관련 보증사고 186건에 대한 전세보증금 382억1000만원을 세입자들에게 대신 갚아줬지만, A씨로부터 회수한 실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고는 A씨 뿐만 아니다. 서울 마포구의 B씨는 세입자 50명에게 전세금 101억5800만원을, 강서구의 C씨도 세입자 48명에게 전세금 94억8000만원을 돌려주지 못했다.
지방에서는 충남 예산군의 D씨가 세입자 12명에게 286억1000만원의 보증금을 변제하지 않았다.
보증기관인 HUG와 SGI서울보증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미회수 금액은 매년 증가세로,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7654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상훈 의원은 "단 1명이 저지른 보증사고로 수백 가구의 전세보증금과 수백억 원의 세금이 상실되고 있다"며 "주무 부처가 미연에 사고 발생을 막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