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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던지는 반격, ‘돌멩이’[한현정의 직구리뷰]
입력 2020-10-07 07:44  | 수정 2020-10-07 08:5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잔잔하지만 여운은 강렬하다. 묵직하고도 아린다. 세상의 무서운 선입견에 내던져진, 그러나 이 잘못된 선입견에 돌을 던지는, 주인공의 ‘돌멩이가 가슴 깊이 박힌다. 메가폰과 배우들의 뜨거운 진심이 러닝타임 내내 먹먹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영화 ‘돌멩이다.
영화는 시골 마을에 사는 지적장애인 석구(김대명)과 아빠를 찾겠다며 가출한 소녀 은지가 친구가 된 뒤 생각지도 못하게 불미스러운 일에 얽히며 벌어진 일을 담는다. 석구를 옹호하는 마을 성당의 신부(김의성)과 석구의 범죄를 확신하는 쉼터 선생님(송윤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이들을 둘러싼 과정을 통해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돌멩이는 단지 사건의 진실 찾기 게임이 아닌 사람들이 지닌 믿음에 대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지니고 있는 그 믿음이 사실은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가에 대해 순수한 영혼을 지닌 ‘석구를 통해 꼬집는다.
감독은 우리가 일상에서 진실보단 감정적으로 날선 것들로 서로 상처를 주듯, 믿음의 옳고 그름을 떠나 나도 모르는 사이 범하고 있는 실수와 폭력에 대해 묻는다. 영화의 제목인 ‘돌멩이는 결국 주인공인 ‘석구가 비난의 대상에게 던지는 일종의 도구인 ‘돌멩이이자 반대로는 잘못된 편견에 던지는 반격의 ‘돌멩이이기도 하다. 아니 그 이상의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다.
무엇보다 배우 김대명의 명연기는 이 같은 묵직한 메시지를 애틋하고도 강렬하게 전하는 최강 무기로 영화의 완성도를 책임지는 킬링 포인트다. 긴장감을 더하는 섬세하고도 깊이 있는 송윤아와 따뜻하고도 안정적인 버팀목이 돼 주는 김의성의 존재감은 또 어떻고. 여기에 치밀하고도 스피드 있는 전개가 몰입도를 높인다. 묵직한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메가폰의 진심과 우직한 뚝심이 영화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보는 내내 가슴이 저며 오고 화가 치밀어 오르며 스스로가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영화적 통쾌감 없이 냉혹한 현실을 깊게 되돌아보다 결국엔 씁쓸해진다. 웰 메이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 켠엔 상업 영화로써 흥행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는 15일 개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은 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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