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착지 없이 상공만 돌다 착륙하는 이른바 '관광 비행' 여객에 기내 면세점 쇼핑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공항 면세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면세업계는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경영난을 겪고있는 만큼 기내뿐 아니라 공항 면세 쇼핑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 항공·면세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국내 항공사들에 관광 비행 상품 출시 계획과 기내 면세점 이용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관광 비행은 도착지 없이 출발지로 외항하는 이색 여행 상품이다. 국내에서는 에어부산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타개를 위해 관광 비행 상품을 운영 중이다.
국토부는 항공사들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관광 비행에 더해 기내에서 면세품을 팔 수 있게끔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 면세점은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일반 면세 사업자들이 아닌 항공사에서 직접 운영한다.
국내 면세업계는 관광 비행 승객에 기내뿐 아니라 공항 면세점 이용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법상 기내 면세점은 국제선 탑승을 위해 출국심사를 거친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관세청, 법무부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해외로 출국하지 않은 승객이 공항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입국 시 2주 자가 격리가 의무인 일반 승객과 관광 비행 승객이 출국장 면세점에서 섞일 것이란 우려는 온라인 면세 쇼핑과 인도장 분리로 해결할 수 있다"며 "기내 면세점만 허용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면세업계는 관광 비행 승객의 공항 면세점 이용이 허용될 시 경영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총 매출액은 1조4441억원으로 전년 동월(2조1844억원)대비 51.2% 급감했다. 면세점 빅3 업체의 올해 상반기 합계 영업 손실 규모는 2000억원을 넘어 섰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면세업계 지원을 위해 공항 임대료 감면과 내수 판매 등을 허용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순환 유급 휴직에 들어가는 등 자구책을 시행 중이다. 대목으로 불렸던 올해 추석 연휴에는 사상 처음으로 휴점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관광업계가 모두 어려운 가운데 회복의 불씨라도 살려보자는 취지"라며 "관광 비행이 정규 상품으로 자리잡고, 면세점 쇼핑이 자유로워지면 현행 사업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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