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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따상땐 시총 12兆 데뷔…한국전력급 괴물엔터株 뜬다
입력 2020-10-06 17:38  | 수정 2020-10-06 19:42
빅히트의 청약 결과는 반전에 가까웠다. 첫날 모인 청약증거금은 총 8조6242억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정도도 큰 규모의 뭉칫돈이지만 방탄소년단(BTS)의 세계적인 인지도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였다.
청약 시작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빅히트에 100조원의 증거금이 몰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빅히트의 첫날 증거금은 SK바이오팜의 첫날(5조9412억원)보단 많았지만 카카오게임즈(16조414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둘째 날부터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참여를 주저하던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오전 11시까지 24조원어치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역대급 흥행의 서막을 알렸다. 강남권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센터엔 수십 명의 고령 고액 자산가들이 빅히트 청약차 내방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PB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를 거치며 젊은 층은 비교적 모바일 공모 청약에 익숙해진 편"이라며 "BTS에 관심이 많은 어르신들이 청약 차원에서 지점에 찾아오신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청약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오후 2시까지 31조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역대 2위 SK바이오팜(30조9889억원)과 3위 제일모직(30조600억원)을 제쳤다. 일각에선 60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기도 했다. 최종 증거금은 58조4236억원으로 카카오게임즈(58조5542억원)보다 1300억원가량 적었다. 이는 공모주 일반 청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둘째로 많은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은 왜 이튿날에야 청약에 뛰어들었을까. 시장에서는 개인들이 첫날 경쟁률을 살펴보며 '눈치 싸움'을 벌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어도 2주 이상 받기 힘들기 때문에, 투입 대비 산출이 나오는지 고심했다는 얘기다. 앞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때도 둘째 날 오후부터 청약이 몰린 바 있다.
다른 증권사 PB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뭉칫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며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보다 빅히트 청약이 남는 장사인지 고민하는 고객들이 많았던 편"이라고 말했다.
빅히트의 증거금은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역대 2위에 달하고 높은 공모가(13만5000원)로 인해 개인들이 받는 주식 수는 더욱 줄어들게 됐다. 종합 경쟁률(606.97대1)을 기준으로 할 때, 1억원어치를 청약한 개인투자자는 2주를 받을 수 있다. 총 27만원어치의 주식을 배정받는 것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1억원을 청약 시 평균 5주를, SK바이오팜은 13주를 배정받았다.
15일 상장 예정인 빅히트가 '따상'(거래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 기록)을 기록할 경우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1억원을 청약한 투자자의 첫날 수익금은 43만200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빅히트의 상장 이후에도 주가 흐름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적정 주가에 대한 시각은 크게 갈리는 모양새다. 메리츠증권이 16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으며 IBK투자증권은 24만원, 유안타증권은 29만6000원을 적정 주가로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38만원에 달하는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강우석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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