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마감된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에 강남구 은마 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참여율이 저조해 인기가 없으리라 판단됐던 공공재건축에 강남 재건축 대장주 2곳이 응모한 것이다. 하지만 소유주들은 임대아파트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 공공재건축 방식에 거부감이 거세, 사전컨설팅이 실제로 공공재건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만 총 15개 단지, 총 1만3500가구가 지난달 말까지 공공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했다. 특히 이번 사전컨설팅엔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인 강남구 은마아파트(4424가구),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강남구 일원우성7차(802가구)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비강남권에선 관악구 건영1차(492가구) 용산구 중산시범(228가구), 광진구 중곡아파트(270가구) 등도 컨설팅을 신청했다.
사전 컨설팅은 공공재건축 진행 시 공사비와 일반분양가, 사업 시행 후의 자산가치 등을 분석하게 된다. 컨설팅 비용은 공짜다. 말 그대로 조합에게 "공공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민간재건축 대비 이 정도 수익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공공재건축을 시행할 경우 현행 용적률 (3종 일반주거 기준 250~300%) 대비 최대 2배(500%)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어 가구수가 2배까지 늘어난다. 만일 15개 단지 모두 공공재건축에 참여하면 약 1만3500가구가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는 향후 5년 내에 공공재건축을 통해 5만 가구를 수도권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실제로 공공재건축이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공공재건축은 조합원(소유주) 동의를 최소 50~75% 이상 받아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주민들은 늘어나는 용적률의 최대 70%를 공공주택(임대 등)으로 지어야 하는 공공재건축에 반대하고 있다. 소유주 모임 중 하나인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은소협)는 공개적으로 이번 사전컨설팅에 반대하고 나섰고, 잠실주공5단지 조합원들도 난색을 표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소유주 반발이 많아지자 조합 혹은 추진위 측은 "공공재건축을 꼭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지분석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 발 발을 빼는 모양새다. 다만 이번 정부 들어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중지되다보니,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려면 정부가 유일하게 통로를 열어준 공공재건축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르면 이달 말 나오는 사전컨설팅 결과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정비업계 관측이다.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