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증액을 놓고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빚어지는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이 늘고 있다.
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거구역(이하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지난 달 5일 조합 이사진에 공사비 899억3800만원을 증액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계획안을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는 지난 7월 7일 체결한 도급(8087억원)보다 11.1% 증가한 금액이다. 이 대로라면 가구당 부담도 6032만원 늘어나게 된다.
한 조합원은 "계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공사비 증액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면서 "조합 집행부가 삼성물산과의 시공 계약 당시 충분한 문제 제기와 협상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은 "이번 공사비 증액 계획안은 조합의 요청에 따라 고급화를 위한 옵션을 제시한 것"이라며 "최종 선택은 조합의 몫"이라고 해명했다.
공사비 증액 요구에 대한 반포3주구 조합원들의 반발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으로 가구당 4억200만원을 통보 받았기 때문이다.
시공사가 재건축 사업 수주 이후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지난 6월 착공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 1단지)의 시공사인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지난 4월 1조6713억원의 공사비를 1조8798억원으로 늘린 뒤 지난달 또 3334억원을 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개포주공 4단지) 역시 9089억원에 도급 계약을 체결한 GS건설이 작년 1378억원 증액을 요구하면서 현재까지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진행 중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후엔 공사비 변동 폭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두면 시공사의 인위적인 공사비 증액 폐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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