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베트남서 붙잡힌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국내 송환
입력 2020-10-06 06:54  | 수정 2020-10-13 07:06

경찰이 베트남에서 붙잡은 '디지털교도소' 운영자가 국내로 송환됐다.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베트남에서 그를 검거한지 2주 만이다.
6일 오전 6시 20분께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A씨는 인천국제공한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숨진 대학생에게 할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호송차에 탑승했다.
그를 송환해 온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고려해 호송관이 베트남에 입국하지 않고 보안구역 내에서 A씨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송환해 왔다. A씨는 곧바로 대구지방경찰청으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30대 남성인 A씨는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법무부의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와 디지털성범죄·살인·아동학대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 등을 무단으로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를 받는다.

해당 사이트는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한 고려대 학생의 신상을 공개해 해당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성착취 동영상 구매를 시도했다는 내용과 그의 신상을 올렸으나 경찰 수사를 통해 채 교수의 누명이 밝혀진 사례도 있다.
A씨가 경찰에 의해 잡혔지만 디지털교도소는 여전히 운영중이다. A씨는 해당 사이트 1기 운영자로 알려져있지만 새로운 운영자가 나타나 '2기' 사이트를 운영중이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디지털교도소의 접속 차단을 결정했으나, 이틀 뒤인 26일 기존과 다른 인터넷 주소(URL)로 예전 디지털교도소를 그대로 옮긴 웹사이트가 다시 만들어졌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2기 운영진에 대해서는 승계적 공범 관계 차원에서 국제 수사기관, 다양한 IT 본사 등과 협력해 공조 수사하고 있다"며 "방심위와 협조해 신속하게 접속을 차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송환 대상자(A씨)를 심도 있게 수사하고 현장에서 압수한 증거물을 분석하면 2기 운영진에 대한 단서가 더 명확해지고 구체화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A씨와 별개로 또 다른 피의자 B씨도 6일 베트남에서 송환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2018년 2월 서울 강남구 노상에서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를 들이받아 기사를 숨지게 한 후 사고 당일 홍콩으로 도피했다.
경찰은 B씨를 잡기 위해 2018년 3월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는 등 공조수사를 펼쳐왔으나 B씨는 베트남으로 또다시 도망쳤다. 그는 지난해 9월 다낭에서 현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돼 1년간 복역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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