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는 '디지털 경제' 성공에 달려 있다. 지금 당장 'KOREA INNOVATION 4.0 전략'을 시작하자."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넘어 디지털 경제 시대 선도국으로 도약하자는 비전을 담은 정책 제안서가 나왔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이 쓴 '코드명 KI-4.0(시간의 물레 펴냄, 3만8000원)'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2020년, 한국경제를 냉철하게 진단하면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서로 주목된다.
책에는 '세계 디지털 경제의 게임 체인저 전략'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안 위원은 기획 의도로 한국경제의 '네오 르네상스(NEO-RENAISSANCE)' 방안을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금 한국경제가 직면한 대내외적 상황, 정부가 잇따라 쏟아낸 디지털 경제 정책을 평가하고 분석한 뒤, 새로운 미래 경제 성장의 길을 열기 위한 정책 방향과 솔루션을 제시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경제 현황이나 주요국의 정책 사례를 소개하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디지털 경제에 집중해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분석한 점이 돋보인다.
안 위원은 국회에서 민주당의 '정보통신기술(ICT) 및 미디어'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정보통신미디어 정책전문가다. 보여주기식 과시용 정책, 눈과 귀를 현혹하는 빛 좋은 개살구형 정책을 지양하는 대신 결실을 얻기 위한 정책, 정책 수요자가 감동할 수 있는 정책,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책 제안서 특성상 두꺼운 책에 어려운 내용들이 많지만, 쉽게 풀어쓴 저자의 내공 덕분에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저자가 '코리아 이노베이션 4.0 전략'이라고 명명한 이 제안은 총 네 가지 분야로 나뉜다. IT 4.0 전략, 미디어 4.0 전략, 제조 4.0 전략, 융합 4.0 전략을 읽다보면 정부의 4차산업혁명 비전은 물론 미래한국의 재도약 솔루션까지 그려볼 수 있다.
제조업이 강하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경상수지 균형을 유지하며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경제 구조화에 힘써야 한다.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서비스업 비중을 확대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IT산업을 혁신하면서 미디어 제조 융합 분야에서 신산업을 키워야 한다. 꼭 필요하지만 어려운 숙제들이다.
저자는 "우리의 경험과 예지를 토대로 한국이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서, 세계 경제대전(經濟大戰)에서 회피할 수 없고 맞붙을 수밖에 없는, 그러나 반드시 이겨야 할 디지털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 과제와 전략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한국경제는 '저상장 구조 고착화' '중진국 함정' 등에 빠져있다는 비판적 논의가 나온다. 이 책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산업 정책과 전략을 고민하는 분들과 산업 현장의 주인공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제17~19대 대선, 제18~21대 총선, 5~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ICT 및 미디어분야 공약을 만들고 추진한 장본인이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민주당 정책실장, 국회 정책연구위원 등을 지냈고, 지금도 국회 정책연구위원, 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으로 정책 입안과 추진, 입법 및 예·결산 심사 등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한국경영법률학회 이사, 한국OTT포럼 수석부회장,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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