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여의도 당사 시대'를 다시 열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참패 이후 영등포행을 택한지 2년여만이다.
국민의힘은 5일 여의도 남중빌딩에 마련한 새 당사에서 현판식을 갖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실에는 "Go. 가자 국민이 있는 곳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백드롭(뒷걸개)가 걸렸다. 회의실 벽에는 새 당헌당규의 내용인 '우리의 믿음', '10대 약속',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등의 포스터가 붙었다.
테라스 한가운데에는 '국민의힘 나무'라고 쓰여진 나무 화분을 둬 당직자들이 쓴 응원메시지를 붙여두기도 했다. 현판식에 참여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힘으로 정권 재창출"이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김 위원장은 "4개월 전 비대위를 만들어 지금까지 당명, 당색, 로고, 드디어 당사까지 새롭게 준비됐다"며 소회를 밝혔다. 또 "국민의힘이 과거를 다 잊고 새로운 각오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8년까지 여의도에 위치한 한양빌딩에 입주해있었으나 같은해 6월 지방선거를 참패하고 재정난을 겪으면서 영등포 우성빌딩으로 당사를 옮겼다. 하지만 '영등포 당사 시대'를 맞은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이 그 이후 주요 선거에서 내리 패배하면서 영등포 시대는 '흑역사'로 남게됐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과 2021년 대선을 앞두고 당사를 이전한만큼 김 위원장은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고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정권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감개무량하다"면서 "아주 기운이 좋은 터라고 한다", "새 터에서 새출발을 다짐해 수권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힘을 실었다.
김선동 사무총장은 "1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끝내 여의도를 벗어난 영등포로 당사를 이전하며 국민 당원 분들이 쉽사리 당사를 찾을 수 없었고 어려운 상황에서 이사를 거듭했다"면서 "국민 당원들이 좀더 우리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뜻 받들어 새 당사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구 당사가 위치했던 영등포 우성빌딩이 국회의사당으로부터 3km 이상 거리가 떨어져 있었던 것에 반해 남중빌딩은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도보로 5분이내 거리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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