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류에 서명하는 사진이 연출됐다는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의 싸움 중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해 아무런 내용이 없는 백지에 서명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지적입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현지시간으로 오늘(4일)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백지에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백악관은 어제(3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업무를 보는 장면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컷의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각의 테이블 끝에서 흰색 셔츠 차림으로 서류를 검토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또 다른 컷의 사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흰색 셔츠에 검정 재킷을 입고 원탁 테이블에서 흰색 서류에 서명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 내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각 업무를 봤다는 얘기입니다.
데일리메일은 백악관에 출입하는 미국 기자 앤드루 페인버그가 사진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백지 위에 서명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에어 커런트'(Air Current)의 편집장인 존 오스트로워는 해당 사진의 디지털 정보를 분석한 결과, 두 사진이 각각 어제(3일) 10분의 시차를 두고 촬영됐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지에 서명한 것은 물론, 다른 장소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두 장의 사진 촬영 시차가 10분 밖에 나지 않는다는 지적으로 의도적 연출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트위터에 이들 사진 가운데 한장을 공유하고 "그 어떤 것도 그(트럼프 대통령)가 미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치열한!"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습니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트럼프 대통령은 10건의 문서에 서명했고, 우리는 지난밤 2건을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백지에 서명했는지, 또 사진이 촬영된 시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데일리메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연출 사진 의혹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리얼리티 쇼'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전했습니다.
한 트위터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리얼리티 TV 스타다.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한 그는 '대통령처럼 보이는 장면'을 위한 선전용 장면을 촬영해야 했다"고 비꼬았습니다.
저술가인 린 코멜라는 이방카 보좌관의 트윗에 대해 이것은 연출된 선전을 위해 아픈 사람이 의자에 앉아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면서 "트윗을 그만두고 가서 아이들이나 안아줘라"고 꼬집었습니다.
역사학자인 알렉스 폰 툰젤만은 "이런 사진이 연출됐다는 것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에 사진작가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기를 바란다"면서 사진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적했습니다.
데일리메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3일) 공개한 비디오 영상의 편집 의혹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딸꾹질하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기침을 하는 것을 감추기 위해 해당 부분을 편집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