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중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하고도 8년간 처벌받지 않아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킨 레드불 창업자의 손자에 인터폴 적색수배가 발부됐다.
적색수배는 해외 도주한 중범죄자룰 상대로 인터폴이 발동하는 가장 강력한 국제수배 조치로, 인터폴에 가입된 전 세계 사법당국이 중범죄자의 신병확보·강제압송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5일 태국 방콕포스트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인터폴은 최근 에너지 음료 레드불 공동창업자인 고(故) 찰레오 유비디야의 손자인 오라윳 유위티야(35)에 대해 적색수배를 발부했다.
오라윳은 2012년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를 몰다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오라윳은 음주운전에 마약 복용 의혹까지 받았지만 사건을 조사한 검경이 무혐의 처분을 내려 태국 사회에서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라윳은 사고 발생 5년 뒤인 2017년 전용기를 통해 싱가포르로 도피한 뒤 지금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사법처리에 미적거리는 사이 도주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오라윳의 뺑소니 살인 사건은 최근 태국 청년들이 주도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정부 비판 이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민심의 분노에 놀란 태국 정부는 올해 진상조사를 통해 최근 기소 결정을 내리고 해외로 도주한 오라윳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폴과 수사공조 절차에 돌입했다.
오라윳의 친할아버지인 찰레오 유비디야로 오스트리아 사업가인 디트리히 마테쉬츠와 1980년대 중반 레드불을 공동창업한 인물로 2012년 사망하면서 가족들에게 220억 달러(약 26조원)의 재산과 레드불 지분의 50% 이상을 유산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는 오라윳이 이 같은 막대한 부를 이용해 검경 조직에 뇌물을 심고 국외도피 및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 낸것으로 최근 진상조사를 통해 밝혀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지난 9월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검경과 정치권 인사를 포함해 뇌물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태국 형사사법제도를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