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 시위에 참가한 10대 소년을 경찰이 다리 아래로 던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분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4일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 등에 따르면 칠레 검찰은 그제(2일) 시위 도중 16살 소년이 다리 아래 강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경찰관 1명을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검찰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후 경찰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현지시간 2일 저녁이었습니다.
수도 산티아고의 이탈리아 광장에서 시작된 시위를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하는 과정에서 인근 마포초강 위 다리에서 한 소년이 떨어졌습니다.
그는 물이 거의 없는 7m 아래 바닥에 미동 없이 엎드려있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머리와 손목 등을 다쳤지만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소셜미디어엔 추락 당시의 영상이 올라왔는데 경찰관 한 명이 다리 위에서 달아나는 소년을 잡아채 난간 너머로 미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습니다.
영상이 공개된 후 수백 명의 분노한 시위대가 소년이 입원한 병원 근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경찰이 던졌다"고 외치며 경찰 폭력에 항의했습니다.
경찰은 진압 과정에서 소년이 "균형을 잃고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반박에도 검찰이 신속하게 해당 경찰관을 체포했지만, 칠레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분노는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1년 전 칠레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사회 불평등 항의 시위 때에도 경찰의 폭력 진압이 시위를 더욱 격화시킨 바 있습니다. 당시 시위에선 3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고, 경찰의 인권탄압 사례가 무수히 제기돼 칠레 안팎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칠레 정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모든 폭력과 인권 유린을 규탄한다"며 철저한 조사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