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2∼3일 전국 단위의 설문(응답자 1천5명)을 진행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51%의 지지율을 기록, 41%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10%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고 현지시간으로 오늘(4일) 보도했습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최근 수 주 동안 실시된 여론 조사 결과들과 비교하면 약 1∼2% 포인트 더 벌어진 것입니다.
대선이 한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는 초반의 우세를 계속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여러 경합주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격전지로 분류되는 여러 주에서 양측이 여전히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이달 15일로 예정된 대선 토론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직전에 이뤄진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가 더 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등록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오차범위 ±3.5%포인트)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53%의 지지율로 39%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14%포인트 앞섰습니다.
지난달 WSJ-NBC 공동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11%포인트 차를 넘어 가장 큰 지지율 격차를 기록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응답자도 취임 후 처음으로 50%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여성 유권자들의 '반(反) 트럼프'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는 여성 응답자는 60%,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여성 응답자는 33%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성품을 갖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바이든 후보라고 답한 유권자(58%)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응답자(26%)의 2배를 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인식과 대응에 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닝컨설트의 긴급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6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일 전국의 등록 유권자 905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과반인 53%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은 대통령 개인의 잘못이라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면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응답자가 65%에 이르렀습니다.
응답자 55%는 그가 코로나19의 실체를 사실대로 전하지 않았다고 비난했고, 57%는 사태 대응이 본질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자연 소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하는 등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휩쓴 이번 사태를 과소평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또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올해 대선 유세 계획이나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67%는 대면 유세 중단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59%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할 때까지 대선 토론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폴리티코-모닝컨설트 조사에서도 응답자 58%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면 유세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74살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뒤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