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셀트리온·풀무원…올해 한번도 안꺾인 `슈퍼株`
입력 2020-10-04 17:54  | 수정 2020-10-04 19:26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매 분기 지난해 실적을 갈아 치우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실적주'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적 대비 가격이 높아진 성장주의 상승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해외 시장 판로를 개척하며 실적을 내왔던 업종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가 있는 기업 가운데 올해 1·2분기 실적이 작년보다 좋았고, 3분기에도 작년 대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추린 결과 총 60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 중 올 들어 한 차례도 실적이 꺾이지 않은 업체는 21곳에 불과했다. 성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 지표인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은 물론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성장세를 유지한 그야말로 '진정한 실적주'인 셈이다.
게임·헬스케어·식품·반도체·택배 관련 업종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등 헬스케어 관련주를 비롯해 풀무원 네오위즈 웹젠 심텍 에스에프에이 CJ대한통운 한진 등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일례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4%, 2분기 838% 성장세를 보였고 3분기 실적 역시 36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트룩시마 등의 판매량이 해외에서 크게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 재정 절감을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개발비용과 약가가 낮은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는 추세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30% 이상 넘어섰고 2017년 이후 첫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주가도 실적에 반응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최근 주가는 연초 대비 67%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과 게임주 역시 상당수 실적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례로 풀무원의 경우 작년 대비 올해 1분기 202%, 2분기 36% 실적이 좋아졌고, 3분기 역시 55% 성장세가 예상된다.
풀무원은 해외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분기 풀무원의 해외 법인은 2011년 1분기 이후 9년 만에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집밥족'의 제품 수요 증가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코로나19로 식품주 실적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일본으로의 해외 가공식품 매출 증가가 국내 급식 및 휴게소 매출 부진을 상쇄했다"면서 "해외 법인의 고성장과 이에 따른 영업 마진 확대를 숫자로 입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과 한진 역시 언택트 트렌드 확산에 따라 매 분기 택배 물동량이 크게 늘면서 올해 한 차례도 실적이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주에서는 네오위즈 웹젠 등의 기업이, 반도체 업체 가운데서는 심텍 테크윙 에스에프에이 등이 실적주에 포함됐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됐던 '언택트 대장주'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3분기 연속 실적이 증가한 기업에 포함됐다. 네이버는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7.4%, 2분기 79.7% 성장했고 3분기에도 37.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카카오 역시 지난 1·2분기에 각각 882억원, 97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데 이어 3분기 115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무리 성장주가 유망해 보여도 실적과 성장성이 함께 가는지 판단해 옥석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지 특정 유망 섹터에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것은 버블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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