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짜인가요] "위험해보여" 공유킥보드 2인 탑승, 막을 방법 없나요
입력 2020-10-03 14:34  | 수정 2020-10-04 14:36
서울 시내 도보에 주차(?)된 다양한 업체들의 공유 킥보드 모습. [사진 = 이미연 기자]

최근 도심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몇년 전 이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아이들이 타는 킥보드와 달리 꽤나 크고 빠른터라 그저 약간 생소하고 신문물(?)같은 느낌이었지만, 요즘에는 대학가는 물론 시내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쌩쌩 달리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어 어느덧 익숙해진 도시 풍경 중 하나가 되어가도 있다.
다만 연인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나 마른 체구 2인이 1대의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는 모습은 너무나 위험해보인다. 무릎보호대를 착용한 사람은 당연히 본적이 없고, 그나마 아주 가끔 안전모를 쓴 사람이 보이지만 정말 드문 케이스다.
개인형 이동수단은 지난 6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해졌지만 대부분 인도를 질주하기 때문에 보행자들은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때로는 차도를 당당하게(?) 질주하는 사용자들도 보여 괜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공유경제가 주는 편리함과 경제적인 가격은 분명 2020년을 살아가면서 외면하기 어려운, 거스를 수 없는 대세 경제 중 하나다. 게다가 오는 12월 10일부터는 만 13세 이상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차도 우측 가장자리로 제한한 운행지역이 자전거도로까지 확대돼 관련 사고의 증가도 예상돼 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대책 등이 시급해보인다.

그래서 국내 공유킥보드 '씽씽' 운영업체인 윤문진 피유엠피 대표에게 어떻게 해야 슬기롭고 안전하게 씽씽 달릴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Q. 어떻게 이용해야 공유 전동킥보드를 슬기롭고 현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
▲이용 전 기기상태 확인이 우선이다. 브레이크를 포함해 기기의 고장난 부위가 없는지 확인 후 이용을 시작해야 한다. 시속 25km의 제한이 있긴 하지만 이용 중에는 과속하지 않도록 늘 신경써야한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나 내리막길에서는 내려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Q. 최근 들어 2명이 동시에 한 공유 전동킥보드로 이동하는 모습이 도심에서 자주 목격된다. 안전상 전혀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고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 부분은) 우리도 고민이 많다. 킥보드는 약 110Kg 정도의 중량제한이 있는데 이를 초과하면 기기 내구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2인이 함께 이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한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수칙에서도 '2인 탑승 금지'는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말그대로 PM(Personal Mobility, 개인형 이동수단)을 2인 이상 탑승할 시 규제할 수 있는 내용으로 주관부처인 행정안전부와도 논의하고 있다.
Q. 시민들의 큰 눈총을 사는 부분은 바로 주차다. 작년에는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공유서비스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해외에서는 지자체 등과 협의해 도심 등에 주차공간을 따로 확보하기도 한다는데, 국내 사정은 어떠한가.
▲사실 사회적인 우려와는 달리 다수의 사용자들은 올바른 이용습관을 보이고 있다. 다른 국가 어느 도시보다 시민의식이 뛰어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의 남용은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하고 공유업체들로 하여금 고충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현재는 이용 후 반납시 주차사진을 남기게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블랙박스 기기를 도입해 주무부처와 논의한 내용으로 패널티를 적용해 부정사용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줄여나가려고 한다
또한 이 부분은 개인형 이동수단이 보편적 이동수단으로 자리잡게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차량 안전띠 착용이나 주요 거리 흡연금지 조치 등도 초반엔 어색했지만,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의식이 생기면서 사회에 정착한 것처럼 말이다.
Q. 일부에서 "전동킥보드 관련 보험상품이 전무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진짜 없는가?
▲보험은 데이터가 있어야 상품이 만들어진다. 공유서비스는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였던지라 보험사에서도 상품구성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씽씽은 서비스 시작 단계부터 '공유서비스용 보험' 상품을 적용해 왔고, 그동안 누적 4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통해 상품을 고도화하고 있다. 누적된 사고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기기의 결함보다는 사용자의 주행습관이 더 많은 사고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무래도 새로운 이동수단이 등장하다 보니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또한 주무부처에서도 자동차의 책임보험처럼 보험적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사용자 안전에 대한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얼마전 씽씽에서 "전동킥보드에 블랙박스를 달겠다"고 발표했다. 전동킥보드 블랙박스의 역할을 어디까지로 기대하는가.
▲이 질문은 모든 부분에 해당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 생각한다. 씽씽은 지난 1년 6개월간 공유서비스를 운영하며 사용자의 안전과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왔다.
블랙박스가 킥보드에 설치됨으로써 사용자들은 의식적으로라도 주행시 경각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패널티를 피하기 위해 올바른 반납을 할 것이며, 행여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정확한 원인파악을 통해 억울한 피해를 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현재 대부분의 교통데이터는 차도 위주로 쌓이고 있다. 허나 킥보드의 이동동선이나 데이터는 골목 구석구석의 이동데이터들와 노면의 상태까지 모아지고 있다. 이 데이터의 가치는 향후 자율주행이나 로봇의 활용, 골목상권 활성화 등에 크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Q. 소유하지는 않지만 편리함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경제'는 분명 2020년의 중요 경제 이슈 중 하나이며 공유 킥보드 서비스 역시 이런 공유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씽씽을 운영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나 사회편견 등이 있었는지, 향후 어떤 모습일지 예상한 부분이 있는가.
▲100년 전 등장한 전차는 도입초기 어린아이를 치여 사망케 해 시민들에게 '악마의 전차'로 불리며 불에 태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근대화의 통로로 인식되며 도시의 시공간 감각을 재편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는가. 새로운 이동수단의 등장은 새로운 도시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개인형 이동수단의 확대는 미래도시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자가용은 다양한 비효율과 사회문제를 양산시키고 도시는 대중교통만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친환경 개인형 이동수단의 확대는 도시의 풍경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