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공개 후 지금까지 출시가 미뤄졌던 롤러블 TV가 드디어 다음달 출시한다. 그동안 LG전자가 주장해온 올해 3분기 출시 목표는 지켜진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전용 웹사이트를 열고 VVIP 대상 초청행사 신청을 9월 14일부터 19일까지 받았다. LG전자는 10월 중순경 사전 초청 고객을 대상으로 소규모 행사를 진행한 뒤 공식 판매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은 LG전자가 지난해 1월 CES 2019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롤러블 TV다. 이 제품은 백라이트가 없어 얇으면서도 쉽게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올레드 강점을 극대화했다. TV 화면이 말리고 펴지는 동안에도 화질은 그대로 유지된다. 올해 CES 2020에서 LG전자는 기존 롤업(roll-up) 방식 외에 롤다운(roll-down) 형식의 롤러블TV도 공개하며 기술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롤다운 방식과 아래서 위로 올라오는 롤업 방식을 모두 구현했다. [사진 제공 = LG전자]
하지만 출시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하고 지루했다. 2019년 1월 롤러블 TV 공개 당시 LG전자는 연내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후 줄곧 '연내 출시' 방침을 바꾸지 않았지만 결국 출시는 미뤄졌다. 지난해 말 LG전자는 "올레드 TV 출시가 내년으로 연기됐으며 내년 초에도 출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당시 출시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LG전자 측은 "작년 올레드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생산이 타이트해 올레드 롤러블 패널을 생산하는 게 맞느냐는 내부 고민이 있었다"며 "롤러블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제품이라 신뢰성 검증을 하는 데도 시간을 많이 쏟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가 돼서도 LG전자는 롤러블 TV 정식 출시시기를 잡지 못했다. 지난 1월 초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롤러블 TV를)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3분기 중에는 출시할 것"이라고 했고, 1월30일 LG전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품질에 있어 거의 안정화 단계고 상반기 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올해 3분기 출시도 어렵다는 여론도 많았지만, 결국 LG전자의 목표대로 2020년 3분기 출시가 확정됐다.
하지만 1억원이 되는 가격은 소비자에게 충분한 가격 저항과 진입장벽을 형성할 수 있다. 무턱대고 쉽게 구매할 수준의 가격이 아니다. LG TV 중 최고가 중 하나로 꼽히는 8K OLED 88인치 TV의 국내 출하가가 5000만원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두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그간 출시가 미뤄진 것도 워낙 고가로 형성되는 만큼 상품화를 위한 가격 책정에 고심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권 사장도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가 쉽게 수용하는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초기 제품 확산의 관건"이라며 "가격을 정할 때 비용 플러스 수익이 아니라 고객이 롤러블 TV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가격이 비싼데다 말리는 TV에 대한 대중적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LG전자는 "TV 폼팩터 혁신을 주도한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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