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내면 추가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 차별화된 혜택을 주는 유료회원제가 한동안 이커머스 업계에서 인기를 끌더니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다. 쿠팡이나 이베이코리아처럼 충성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비슷비슷한 혜택으로 소비자 선택을 못 받은 경우도 있다. 네이버가 유료회원제를 선보인지 3개월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점도 한몫했다.
지난 29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와 11번가는 기존에 운영하던 유료회원제를 각각 이달과 오는 11월에 종료하기로 했다.
위메프는 유료회원제 종료를 위해 지난달부터 유료 신규가입을 막았다. 기존 유료회원의 경우 이달 5일까지만 전용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위메프의 유료회원제인 '특가클럽'은 무료배송이 가능하고 전용 특가 상품이 있는데다 일부 제품은 2% 포인트 적립이 가능했다.
위메프는 유료회원 서비스를 접는 대신 이용자 대다수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가격 혜택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유료회원제를 운영하면서 일부 상품과 이용자에 한해 적립 혜택을 받아 서비스 확대와 모객에 한계가 있었다는 게 위메프의 설명이다.
11번가 역시 유료회원제인 '올프라임'을 다음달 말 종료한다. 이 유료회원제는 SK텔레콤과 함께 운영해왔다. 한 달에 9900원을 내면 포인트를 2% 추가 적립해주고, 콘텐츠나 배달앱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었다. 유료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특가쇼핑도 가능했다.
11번가는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새로운 멤버십을 출시할 계획이다.
유료회원제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온라인 마켓에서 상당한 록인(Lock In·이용자를 잡아두는 것)효과가 있다. 이커머스 업체마다 상품 가격 차이가 크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 마켓은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이동이 쉽기 때문에 한 개의 업체만 쓰기 보다는 여러 이커머스 업체를 둘러보며 저렴한 상품과 혜택을 찾아 다니는 '체리 피커'가 많기 때문이다. 유료회원제는 이 같은 체리 피커를 추가 할인과 적립으로 잡아두기 때문에 충성고객을 만들기 쉽다.
하지만 이용자에게 이 같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마케팅비용이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무리하게 유료회원제를 운용할 경우 오히려 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유료회원제 가입비는 사실상 고객에게 책임을 주는 수준일 뿐 소비자 혜택에 비해 기업에 실질적인 이득이 될 순 없다. 어느 소비자라도 가입비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길 원하기 때문"이라며 "유료회원제는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데다, 가입자가 없으면 이 같은 혜택이 일부 소비자에게만 돌아가 다수의 이용자에게 혜택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 종료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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