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개천절인 3일 "코로나19가 초래한 사회 전반의 근원적 변화를 대한민국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경제와 문화를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된 4352주년 경축식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반만년의 역사를 기억할 것이며, 특히 식민사관이 만들어낸 신화적 관점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는 위기를 넘어 비극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고,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며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인간관계는 물론 국경의 문마저 닫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역시 세계적 환난 앞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많은 영세기업과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으며, 이 닫힌 문은 국민의 생계이자 목숨"이라며 "더 큰 문제는 한 번 닫힌 문은 혼자서는 다시 열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위기를 막아내는 방파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강한 나라다. 경제대국들이 코로나 환난에 무릎 꿇을 때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의 경제성장률로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며 "세계가 경탄하고 세계를 압도하는 이 힘은 모두 국민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의 지향점으로 ▲ 선도국가 ▲ 포용사회 ▲ 국민통합을 제시했다.
정 총리는 "발 빠른 추적자의 시대는 끝났다. 한국판 뉴딜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경제를 선도하는 웅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그러면서도 공정과 개혁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되며 단 한명의 국민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를 포용사회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특히 국민통합을 강조하면서 "맹자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세 가지 요소로 천시, 지리, 인화를 들며 이 가운데 인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와의 전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역과 계층, 세대와 이념의 벽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집회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지지받을 수 없다. 방역 앞에 작은 균열은 바이러스가 가장 좋아하는 통로라는 점을 꼭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정치권에도 "코로나19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통 큰 협치를 통해 분열의 불씨를 잠재우고 위기 극복의 견인차가 돼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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